“현대그룹 계열사의 힘을 모아 현대아산의 공백을 메웁시다.”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맞은 그룹의 경영위기 상황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22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은 지난 21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후 처음으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각사 사장들에게 이같이 주문했다. 현 회장은 “각 계열사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현대아산의 매출 차질분을 최대한 보전해달라”며 “낭비요인 제거 등 전사적인 원가절감 노력을 펼쳐 새로 수립한 초과사업목표를 반드시 달성하라”고 지시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발생하는 현대아산의 매출 공백을 현대상선ㆍ현대증권ㆍ현대엘리베이터 등 계열사들의 실적증대를 통해 메우겠다는 계산. 현대그룹은 이를 위해 올해 그룹의 매출목표를 당초 11조2,000억원보다 10%가량 높은 12조3,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영업이익도 당초 8,300억원에서 6% 많은 8,800억원으로 조정했다. 또 올해 그룹 전체의 투자규모를 1조3,000억원으로 정해 지난해보다 24% 늘리고 신규채용도 20%가량 확대해 920여명을 뽑을 방침이다. 현대그룹이 목표대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경우 매출은 지난해보다 29%, 영업이익은 33%가 늘어나게 된다. 현대그룹은 올 1ㆍ4분기까지 매출 2조4,100억원, 영업이익 1,746억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 103% 향상된 실적을 올렸다. 특히 고유가 여파 속에서도 현대상선이 시황호조 덕에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원가절감에 더 노력한다면 상향조정된 실적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현대그룹의 한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중단이 장기화되면 현대아산의 매출손실이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다 고유가 등으로 인해 경제여건도 불투명하다”며 “위기국면을 정면 돌파해 새로운 단합과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게 그룹의 의지”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