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테마주들이 금융당국의 투자 경계령에다 차익실현 매물 부담으로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14일 증시에서 손소독제를 생산 업체인 파루는 이날 하한폭까지 떨어진 5,270원에 마감하며 나흘째 급락세를 이어갔다. 신종플루 예방 효과가 있는 스프레이를 생산하는 노루페인트도 이날 하한가로 떨어지면서 6거래일 급등 이후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마스크를 생산하는 케이피엠테크도 하한가를 기록했고, 체온계를 생산하는 이노칩은 5.94% 급락했다. 지난 주말 신종플루로 인한 국내사망자가 3명이나 추가 발생, 전체 7명으로 늘어났고 가을철 대유행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신종플루 관련주들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선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가가 실적과는 관계없이 단기 급등한 데다 금융감독 당국의 경고마저 제시되자 반락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신종플루 테마주에 대한 불공정거래 시장 감시를 강화하겠다면서 투자에 유의하라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특히 "제약ㆍ진단관련 종목보다 오히려 손세정제나 마스크 등 파생업종의 주가가 많이 상승했다"며 이들 종목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따라 이날은 이른바 신종플루 2차 테마인 '예방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원래 테마인 '제약ㆍ진단주'들의 상승세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신종플루 백신 생산업체인 녹십자는 이날 1.79% 상승, 17만5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신종 플루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무조건 상한가를 기록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지난 8월15일 신종플루로 인한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기관과 외국인의 차익시현, 회사내부 관계자의 보유주식 매도 등과 단기급등을 노린 유상증자 등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오히려 주가 모멘텀은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신종플루 테마주의 상승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스위스 제약업체인 로슈의 주가 상승률이 신종플루가 처음 발생한 지난 4월13일 이후 7.2%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지나칠 정도로 급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신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종플루 테마주들은 대부분 일회성 수혜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LEDㆍ태양광ㆍ바이오 등과는 다르다"며 "장기적인 실적개선의 기대가 크지 않아 분명히 과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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