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라벨(환경인증 마크)은 황금 곳간을 여는 열쇠.’ 지난 16일 삼성전자 구미공장의 컬러프린터 생산라인에서는 레이저복합기(레이ㆍCLX-2161K)가 ‘블루 엔젤’이라는 마크를 붙인 채 독일로 실려가기 위해 초단위로 쏟아져나오고 있었다. 블루 엔젤은 독일 환경부에서 주관하는 세계 최초의 친환경 라벨. 생산에서 폐기까지 제품의 전 과정에 걸쳐 친환경적인 제품에만 주어진다. 가장 권위가 있는 만큼 인증받기도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황종수 삼성전자 에코기획그룹 팀장은 “(레이는) 수은ㆍ카드뮴 등 6대 유해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디자인도 사용 후 재활용 등을 감안해 하고 있다”며 “독일 시장을 여는 만능열쇠”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친환경을 표방하는 ‘그린 라벨’ 정책을 펼친 것은 올해로 4년째. 지난 2004년 수원사업장 CS(소비자만족)경영센터에서 에코기획그룹(황종수 그룹장을 비롯해 12명이 활동)을 가동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까지 삼성전자는 1,000여개 제품에서 환경 라벨을 인증받아 전세계 160개 전자업체 중 세계 최다 친환경제품 보유기업으로 우뚝 섰다. 지난달에는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가 발표하는 친환경 전자기업 순위에서 친환경제품들로 무장한 노키아를 물리치고 일본 도시바와 함께 1위 자리에 올라섰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B2G시장(정부 구매물자시장)에서 3,400억원, B2B시장에서 1조3,000억원을 그린 라벨이 부착된 제품으로 확보했다. 황 팀장은 “환경 라벨은 최근 B2GㆍB2B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인증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교토의정서 발효를 앞두고 공공물품을 친환경제품으로만 구입하려는 국가가 늘고 있는데다 기업 간에도 친환경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자발적 협약이 활성화되면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은 물론 ‘2008 베이징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 등에서는 친환경제품을 일정 규모 이상 의무적으로 구매하고 있다. 황 팀장은 “현재 3곳의 환경분석실험실을 만들어 부품 및 원료물질의 유해성을 사전에 관리하고 있다”며 “부품협력회사에 환경품질시스템을 전파하는 등 친환경제품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삼성은 독일 연방재료시험연구소(BAM)의 환경분석 실험실 운영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블루 엔젤 인증을 받기 위해 기다리거나 추가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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