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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절호의 타이밍

제8보(110∼118)


큰 차이는 아니지만 흑이 덤을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남은 변수는 중원인데 그 방면의 발언권도 백이 다소 앞서 있다. 오래 전에 허공에 던져놓았던 백의 돌들이 말을 하고 있다. 백10으로 뛰자 좌우의 흑이 급해졌다. 흑11의 보강은 절대. 좌하귀에서 흘러나온 대마가 미생이기 때문이다. 백12는 주문을 담은 수. 흑에게 참고도1의 흑1로 뛰라고 재촉하고 있다. 그것이면 백은 2로 젖혀 차단을 할 예정이다. 흑3 이하 6으로 차단하고 나서 계속 중앙 흑대마에 대한 공격을 엿본다는 것이 다카오 신지가 읽은 노선이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이 차단 과정에서 우하귀의 진이 저절로 굳어진다는 점이 백의 즐거움이다. 장쉬가 그 주문을 간파했다. 흑15로 뛰기 전에 흑13으로 먼저 붙여 응수를 타진하는 장쉬. 절호의 타이밍이었다. 백14를 받지 않고 중원을 틀어막기는 거북하다. 다카오는 일단 백14로 받았다. 그 응수를 확인하고 장쉬는 비로소 흑15로 뛰었다. 이제는 참고도2의 백1, 3으로 끊기가 곤란하게 되었다. 흑6과 8로 반항하는 수단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카오는 예정을 바꾸어 실전보의 백16으로 두고 18로 누르는 길을 택했다. 여전히 백이 남는 바둑이다. 대국자 양인이 그것을 잘 알고 있었는데….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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