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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컴퓨터업계] "한국산 TFT-LCD 물량 잡아라"
입력1999-10-12 00:00:00
수정
1999.10.12 00:00:00
김형기 기자
이번에 삼성전자와 자본투입 및 장기 공급계약을 맺은 DELL사뿐 아니라 올들어서 이미 지난 7월에 미국의 애플사도 1억달러의 삼성전자 해외전환사채를 인수하면서 연간 기준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LG필립스LCD 역시 지난 7월 LG반도체에서 별도법인으로 분리되며 네덜란드 필립스와 16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했고 최근 고부가가치 TFT-LCD에 대한 향후 5년간 DOME·APC사 등과 4년간 5억달러 규모의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현대반도체와 통합 예정인 현대전자가 TFT-LCD 부문을 별도법인으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타이완의 컴퓨터업체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3억달러의 자본을 투자할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도 안정적인 TFT-LCD 공급원을 확보하겠다는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처럼 세계적인 컴퓨터업체들이 한국산 TFT-LCD 물량을 다투어 확보하려는 것은 안정적인 납기 충분한 물량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의 세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컴퓨터업체들은 최근 인터넷 사용인구의 급증 등으로 컴퓨터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반면 핵심 부품인 TFT-LCD의 공급부족을 우려하는 양상』이라며 『이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은 일본과 한국 뿐』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430달러(13.3인치 기준) 수준이던 TFT-LCD의 국제 시세가 지난 7월에는 480달러로 올랐으며 이달 들어 505달러로 급등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아직은 세계시장점유율 면에서 일본에 이은 2위 국가다. 올해 일본의 시장점유율은 65%, 우리나라는 3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TFT-LCD를 본격적으로 생산한 것은 96년부터. 당시 전 세계 시장은 일본이 91%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하지만 97년 18%, 98년 27%, 99년 35%로 올라선 것.
개별 기업단위로는 삼성전자가 98년 말 현재 17.5%로 일본 샤프(시장점유율 16%), NEC(" 12.3%)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LG필립스LCD 역시 98년 세계 시장점유율 8%로 4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한국기업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져 삼성전자 19%, LG필립스LCD 16%로 일본 DTI·도시바·NEC사를 제치고 1, 2위를 석권할 전망이다.
◇TFT-LCD 한국 의존도 갈수록 커진다=세계적으로 TFT-LCD를 생산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한국·타이완 뿐이다.
타이완은 아직 시장점유율을 논할 정도의 공급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이제 막 TFT-LCD 초보 기술을 일본 등으로부터 이전받고 있어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때까지는 상당 기간이 필요하다.
결국 세계 TFT-LCD 시장 규모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나 향후 5년 가량 이를 공급해줄 국가는 한국과 일본 뿐이라는 이야기다.
일본은 하지만 전체 생산능력의 절반 가량을 자체 수요로 충당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아직 주력 품목이 12.1인치여서 최근의 모니터 대형화 추세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엔화가치 상승으로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TFT-LCD 3사는 『내년 전 세계 TFT-LCD 시장의 50% 가량은 한국산이 석권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일본의 내수 의존도를 감안하면 세계 TFT-LCD 시장에서 한국산의 시장점유율은 사실상 절대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마이클 델(MICHAEL DELL) DELL사 사장은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의 이번 계약 및 투자는 TFT-LCD의 수요와 공급이 불안정한 시장에서 파트너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해외 주요 컴퓨터업체들이 한국산 물량확보를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형기기자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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