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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바이어들의 물량 주문이 크게 늘면서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업계는 내수판매를 줄이고 해외 및 국내 신차 출시시기를 미루는 등 물량 맞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 또한 미봉책이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당초 지난달로 예정했던 K5의 미국 시장 출시를 물량 부족으로 내년 2월로 미뤘다. 시장 출시와 동시에 자동차를 본격적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미국 딜러들로부터 대량 오더가 들어오고 있지만 물량을 대는 데 역부족이어서 신차 출시시기를 연기했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또 수출물량을 충당하기 위해 내수물량도 조절하고 있다. 실제로 K5의 내수판매는 치솟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7월 1만105대에서 8월 8,082대, 9월 8,456대, 10월 7,441대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는 기아차가 내수공급을 줄이는 대신 본격 출시에 앞서 지난 8월 선적을 시작한 미국과 아중동 지역으로의 수출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K5의 국내 대기물량은 현재 1만8,000여대로 고객들이 차를 인도받기까지 두 달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K5는 내년 상반기에도 유럽 판매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심한 물량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록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물량을 더 공급하기 위해 화성공장의 K5 생산라인 의 시간당 생산대수를 기존 40대에서 44.4대로 높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도 10월로 잡혔던 신형 코란도C의 출시시기를 오는 12월 초로 연기했다가 다시 내년 1월 말로 미룬 상태다. 쌍용차는 9월부터 유럽 지역으로 코란도C를 수출했으나 유럽 지역 딜러들의 주문이 쇄도하면서 생산물량 부족으로 공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란도C가 생산되고 있는 평택공장 1조립 라인이 풀가동되고 있지만 수출물량 공급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여기에다 현재 렉스턴 2.0 모델과 액티언 스포츠의 출고 대기물량만 1,000대를 넘어서고 있다. 르노삼성차도 올해 수출물량이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특근과 잔업을 확대해 생산량을 역대 최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11월에는 수출이 2만6,000여대를 기록해 월별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도 지난달 완성차 수출만 5만7,475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5% 늘었다. 특히 유럽과 남미ㆍ아프리카ㆍ중동 지역으로 경차와 준중형차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GM대우 창원공장과 군산공장에서는 내수와 수출 물량 폭주로 주말 특근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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