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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가 좋은 이유

어려웠던 지난 시절, 걷는다는 것은 생활 그 자체였다. 코흘리개 시절에는 하루 종일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놀았고 초등학교 때는 한 두시간 걸어서 학교 가는 게 예사였다. 이후 상급학교로 진학해 등하교할 때, 직장에 입사하여 출퇴근할 때, 사람을 만날 때버스나 전철을 타더라도 하루 중 수 십분은 걸어다녀야만 했다. 세월이 갈수록 걷는 시간도 점차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우리들은 하루에 적어도 수십분씩은 걷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의 몸은 갑자기 걷는 것을 멈췄다. 88올림픽 이후 불어 닥친 마이카 붐이 주범이다. 문밖에 나서기만 하면 문명의 이기 자가용을 탈 수 있는 물질만능시대에 빠진 지 불과 10여년, 우리의 몸은 걷지 않게 되었다. 지난 세월 수 십년 동안 고생하던 두 다리가 편해진 것이다. 우리가 걷지 않게 된 게 얼마나 짧은지는 인류의 역사를 1년 달력으로 대충 짜보면 확연해진다. 약 300만년 전 최초의 인류인 원인(猿人)이 직립 보행한 것을 1월 1일 0시로 본다면 완전한 직립인의 등장은 11월 1일, 현생 인류와 비슷한 네안데르탈인은 11월 25일, 현생 인류인 크로마뇽인은 12월 27일경으로 볼 수 있다. 이어 한반도에서의 단군 건국은 12월 31일 오후 5시경, 그후 현재에 이르러 88올림픽은 12월 31일 오후 12시 57분께로 볼 수 있다. 결국 우리의 몸은 인류의 역사에서 불과 3분전부터 갑작스레 걷지 않게 된 셈이다. 걷는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특징이다. 오랜 세월 우리의 몸은 적어도 하루에 수십분씩은 걸으면서 뱃속의 오장육부도 함께 덜컹거리며 살아왔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두려워하는 성인병은 생활 속에서 걷는 것이 사라진 게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아닌가 한다. 이런 생각에서 필자는 달리기를 즐긴다. 골프와는 달리 한두시간만 투자해도 운동효과는 아주 만점이기 때문이다. 바쁜 도시생활에 걷는 시간을 내기란 만만치 않아 양보다는 질을 찾아낸 것이다. 특히 퇴근 후 1시간 정도의 빨리 걷기나 달리기는 숙면에 최고의 효과를 보고 있다. 주말이면 짬을 내 지인들과 만든 동호회에서 단거리 레이스를 즐기는 편이고, 직원들과 함께 회사 마라톤동호회인 `산단마`에서 각종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다 보면 가까운 친구가 된다. 다음에는 달리는 거리를 조금씩 늘려야지 하는 욕심도 갖는다. 무엇보다도 `무자가용이 상팔자`라는 생각은 변함없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김동근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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