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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골프] 금병찬 우진폼테크㈜ 대표
입력2003-08-17 00:00:00
수정
2003.08.17 00:00:00
이규진 기자
나는 언제 어디서든 골프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좋아한다`는 말의 의미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전에 좋아했던 이유가 단지 골프 치는 재미 때문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골프가 주는 느낌과 분위기, 환경 같은 것들로 옮겨진 느낌이다. 하이핸디캐퍼(하급자)일수록 경기 자체보다는 부수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봤지만 그래도 그런 부분들에 마음이 가는 것은 골프가 가진 묘한 매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골프는 먼저 좁은 장소가 아니라 넓은 장소에서 즐기는 운동이다. 탁 트인 공간이 몸과 마음을 활짝 열어주고 그 결과 생각이 긍정적으로 또 미래지향적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어두운 곳이 아니라 밝은 곳에서 즐긴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가끔 스트레스를 해소한답시고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술은 1차, 2차 하다 보면 대개 늦은 시간 어두운 곳에서 판(?)이 벌어지게 된다. 사치스러운 운동이라고 골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만 오히려 거나한 술 자리보다 경비가 저렴하고 비용 대비 만족도 측면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골프의 미덕은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며 누구라도 금방 친밀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골프를 더욱 좋아하게 된 에피소드가 있다. 한번은 친구 차로 함께 골프장에 도착했는데 너무 늦어서 먼저 온 두 분이 4홀을 이미 마친 상태였다. 두 분은 화를 내기는커녕 무사히 도착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하며 반갑게 맞아주는 것이었다. 또 한번은 내가 존경하고 어려워하는 분과 동반했을 때의 일이다. 홀마다 두 사람씩 편을 나누는 게임을 했는데 내가 그분과 한 팀이 될 때면 늘 내 실수로 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분과는 그날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지고 관계가 돈독해졌다.
골프 경력 7년에 아직 90대 스코어에 머물고 있으니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내가 골프를 사랑하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믿는다.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골프를 대하면 실력은 자연히 늘게 되지 않을까.
<이규진기자 s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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