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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는 아니지만 이들의 통신망을 빌려 저렴한 요금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이동통신재판매(MVNOㆍ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의 정의다. MVNO는 독일, 덴마크 등에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30%를 확보할 정도로 해외에서 활성화돼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이제 시작단계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정부가 MVNO 사업자들을 포장해주는 겁니다." 문성광(사진ㆍ40) 에넥스텔레콤 대표는 23일 인터뷰에서 이 말을 수차례 강조했다. 문 대표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MVNO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이후 약 3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경쟁력 있는 MVNO 사업자만 살아남고 전체 이동통신사업자의 10% 가량이 MVNO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는 관측이다. 이는 독일이나 덴마크보다 낮은 수치지만, 작지 않은 시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문 대표는 "우리나라 기존 이동통신사들의 브랜드 파워가 워낙 센데다 소비자들도 조금 저렴한 요금보단 기업 인지도를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MVNO 사업자에 대한 인지도는 어떨까. 문 대표는 "에넥스텔레콤에서 휴대전화 한 대를 파는 시간이 5분이라면 이 중 에넥스텔레콤이 어떤 기업인지 설명하는 데 4분 30초가 든다"며 웃었다. 에넥스텔레콤은 지난 2003년부터 KT의 통신망을 빌려 MVNO 사업을 해왔지만 아직도 낮은 인지도가 최대 적이다. 이 같은 장벽을 넘기 위해 MVNO 사업자들이 정부에 1순위로 요구하는 건 '포장'이다. 문 대표는 "정부가 MVNO도 새로운 이동통신사라는 점, SK텔레콤과 별 다를 게 없는 회사라는 점을 자꾸 공표해줘야 한다"며 "자금 지원보다 포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통신요금 인하라는 목표를 위해 MVNO 활성화의 칼을 빼든 이상 '인지도'라는 MVNO 업체 스스로 넘기 힘든 산을 넘게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는 MVNO가 활성화되면 우리나라의 전체 이동통신 요금이 15% 가량 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에넥스텔레콤의 가입자 수는 현재 17만명으로 국내 MVNO 사업자 중 가장 많다. 올해 5만명을 더 확보하고 2년 후에는 30만 가입자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스마트폰 넥서스원ㆍ옵티머스Zㆍ이자르와 태블릿PC 아이덴티티탭 등 '스마트 라인업'을 서서히 갖춰가고 있으며 내달 무료 콘텐츠 위주의 앱스토어도 선보인다. 오프라인 매장은 전북 군산에 1곳이 있지만, 내달 새로운 기업이미지(BI)를 적용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올해 총 2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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