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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김지나씨 석방] 남은 인질 어떻게?
입력2007-08-14 00:21:12
수정
2007.08.14 00:21:12
추가 석방협상에 청신호 켜져<br>장기화 조짐 보이던 사태벗고 새 전화점 맞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 21명 가운데 여성 인질 2명이 13일 풀려남에 따라 이들의 석방배경과 남은 인질들의 앞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성인질 2명의 석방은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 등 2명의 피랍자가 희생되는 등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던 인질사태가 전환점을 맞았다는데 의미가 크다.
특히 탈레반측이 지난 주말 한국 정부와의 대면협상을 가진 뒤 우리정부의 협상 태도를 높이 평가하고 대면협상에 만족감을 나타냈으며 이에 따른 결과물로 여성인질 2명을 풀어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여성인질 2명 석방 배경은 뭔가= 탈레반측은 이날 여성인질 2명의 조건 없는 석방배경을 ‘관용과 선의’, ‘인도주의 표시’라고 밝혔다. 이는 남은 인질 협상과정에서 다목적 포석을 담은 탈레반의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탈레반 죄수석방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란 분석이다. 협상 당자인 한국은 물론 요구조건인 탈레반 죄수 석방의 키를 쥔 아프간과 미국 정부, 그리고 국제사회를 압박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같은 의도는 탈레반측이 2명에 대한 조건없는 석방을 강조하면서도 남은 인질들에 대한 추가석방에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점에서도 나타난다. 또 건강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인질들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더는 한편 여성을 납치했다는 도덕적, 종교적 비난도 일부나마 희석시킬 수 있다는 계산도 일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남은 인질 협상 간단치 않다= 여성인질 2명의 석방함에 따라 19명의 인질 석방 협상에도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낙관적인 전망은 탈레반측이 이번 인질석방을 계기로 수감자(죄수) 석방이라는 명분 대신 실리적 측면을 중시하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시각이다. 탈레반측이 한국정부와 대면협상을 갖기 전까지만 해도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에서 아프간 정부에 ‘포로’로 잡혀 있는 자신들의 동료 수감자 석방을 요구하는 등 강경입장을 고수했으나 아프간 정부와 미국의 ‘양보 불가’ 방침에 따라 요구수준을 낮췄다는 뜻이다.
그러나 남은 인질 모두가 풀려나기까지는 ‘산 넘어 산’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에 석방된 인질들은 ‘몸이 아픈’ 여성들이어서 남은 인질 석방의 청신호로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견해가 있다. 몸이 아픈 여성을 장기간 억류하는 것은 탈레반측에 부담이다.
탈레반측이 한국인 인질 2명을 살해하고 이슬람 율법에 금기사항으로 여기는 여성 납치ㆍ억류를 자행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쏟아지는 비판을 피하려는 목적에서 아픈 여성 인질 2명을 우선 풀어주는 것일 뿐 남은 인질 석방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
탈레반측이 한국인 인질 석방 조건으로 여전히 동료 수감자 석방을 요구한 점도 남은 인질 석방협상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탈레반 수감자 석방의 키를 쥐고 있는 아프간 정부와 미국이 탈레반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이들과 어떤 거래나 협상도 하지 않겠다며 탈레반의 요구를 정면 거절했고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탈레반측이 동료 수감자 석방요구를 고집하고 아프간 정부와 미국의 입장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남은 한국인 인질들의 석방이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실현 가능성이 낮은 편이지만 아프간 정부와 미국이 아프간 법률에 저촉되지 않도록 탈레반 수감자중 재판절차나 형기를 마친 수감자들을 한국인 인질들과 맞교환하는 방안이 검토되면 남은 인질 석방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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