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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의 진화

이월상품 등 임시 판매처에서 최신 트렌드 소개 핫 플레이스로

갤러리아 명품관에 7곳 배치… 이케아·리바이스도 적극 활용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에 들어선 '뱅앤올룹슨'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제품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

지난 21일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1층 에스컬레이터 옆에 자리잡은 SM타운 팝업스토어. 중국 여성들이 소녀시대 신곡 앨범을 둘러본 뒤 선뜻 지갑을 열었다. 이들은 발길을 돌려 2층 영 패션 브랜드 매장으로 향했고, 시야에 들어온 봄 캐주얼 의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엑소, 소녀시대 등 한류 스타 아이템을 주기적으로 선보인 결과 SM타운 팝업스토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며 "SM타운 팝업스토어가 명동을 찾는 관광객들을 백화점으로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팝업 창'처럼 소비자 앞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팝업스토어'가 단순 임시 판매처에서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는 매장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엔 주로 철지난 상품을 싸게 팔거나 인지도 낮은 신규 브랜드를 잠깐 홍보하는 곳이었으나 최근엔 신규 패션 브랜드 뿐 아니라 고가 수입브랜드까지 가장 목 좋은 자리에 '핫한' 아이템을 소개하는 첨병 역할로 떠오른 것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명품관 웨스트를 리뉴얼하면서 팝업스토어 공간을 7곳이나 마련했다. 고객이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2층 한복판에 팝업스토어를 설치해 베르사체의 서브 브랜드인 베르수스와 영국 가수 엠아이에이, 니트 브랜드 마커스루퍼 등이 협업으로 내놓은 '베르수스 X.M.I.A'를 내걸었다. 3층과 4층 팝업스토어에는 각각 '씨 바이 끌로에'와 '꼼데가르송플레이'를, 5층에는 영국의 고급 수제 자전거 '몰튼'을 진열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경쟁사에 비해 영업 면적이 좁지만 과감하게 팝업스토어를 설치했다"며 "이곳을 통해 해외 패션 동향과 '뜨는' 브랜드를 고객에게 소개하는 동시에 반응도 살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팝업스토어를 서울 점포에서 잘 나가는 브랜드를 지방 점포에 소개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부산 센텀시티점에 서울 본점과 강남점 등에서 매출이 두배 이상 껑충 뛴 향초 브랜드 '딥티크'를 선보인데 이어 이달엔 덴마크의 고가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을 팝업스토어 상품으로 내걸었다.



팝업스토어는 백화점 뿐 아니라 길거리에서도 새로운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올 연말 국내 본격 상륙하는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는 트렌드의 대표 거리로 불리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갤러리에 팝업스토어를 냈다. 지난 12일 '915인더스트리갤러리'에 임시 둥지를 튼 이케아 팝업스토어 '헤이홈!'은 단순히 이케아 제품을 소개하는 공간이 아니라 '이케아식 가구 문화'를 국내 소비자에게 선보인다.

의류업체 리바이스는 오는 4월 여름의류인 쿨 진 판매에 앞서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많은 홍대 상권에 팝업스토어를 설치하기로 했다. 리바이스 관계자는 "홍대에 위치한 한 카페에 임시 매장을 열 계획"이라며 "방문객이 신제품을 착용해보는 것은 물론 NFC(근거리 무선 통신기술) 태그를 부착한 제품을 스마트폰으로 활용하는 이벤트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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