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안이 통과되면서 통합 삼성물산의 비전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간 삼성 측이 밝힌 통합 삼성물산의 블루프린트를 보면 물산은 이제 패션과 식음료, 건설과 레저에 이어 바이오까지 아우르는 거대 기업을 거느리게 됐다. 삼성물산은 서비스 산업의 전 분야에서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는 '의식주휴(衣食住休)·바이오' 회사로 오는 2020년에는 매출 60조원을 달성해 실적 규모면에서도 명실상부한 공룡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건설과 상사 부문으로 나눠져 있던 삼성물산은 주택시장의 침체와 글로벌 경기 악화 등이 겹치면서 성장의 돌파구를 찾는 데 애를 먹어왔다. 이에 따라 올 1·4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관과 비교해 5.6%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1,154억원에서 488억원으로 57.7%나 급락했다.
지난해 옛 에버랜드와 제일모직의 패션 사업 부문이 합쳐져 탄생한 제일모직 역시 아직까지는 만족스러운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패션 부문이 회사 매출의 30%가량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해당 사업부의 1·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9%가량 뚝 떨어졌다. '빈폴'과 '갤럭시' 등의 브랜드 파워가 여전히 유효한 국내에서와 달리 중국 등의 해외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열매를 맺지 못하면서 영업이익률 역시 0.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 강력한 상승 효과를 내면서 비로소 미래 먹거리 사업 육성을 위한 돌파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해외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어 온 제일모직은 삼성물산이 그동안 닦아온 글로벌 영업망과 각국의 건설 현장을 바탕으로 패션과 급식·리조트 등의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막대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기는 삼성물산도 마찬가지다. 업황 자체의 부진으로 시장에서 고전하던 삼성물산은 제일모직의 바이오 사업을 품에 안음으로써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는 신수종 사업의 핵심 계열사로 우뚝 서게 된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0년 일찌감치 바이오·제약 분야를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지목하고 이듬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기존에 삼성물산은 이 회사의 지분을 4.9%만 보유하고 있었지만 46.3% 지분을 가진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단숨에 바이오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0월 3공장 착공에 돌입하고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상반기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서 시장 진출 5년 만에 마침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합병에 따른 다양한 시너지 창출로 지난해 34조원(통합 기준)이었던 매출 규모가 2020년에는 60조원 규모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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