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의 미국 법원 소송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주가가 급락한 반면 소송에서 비켜간 LG룹주들은 일제히 급등했다.
LG전자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83%(1,900원) 상승한 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디스플레이도 4.26%(1,100원) 급등한 2만6,900원에 마감되며 3거래일 만에 반등했고 LG이노텍도 2.30%(2,100원) 오른 9만3,300원으로 5거래일 만에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LG그룹들의 강세는 소송의 태평에서 비켜나면서 관련주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5에 디스플레이패널과 카메라모듈을 직접 제공하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실적개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 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번 LG그룹주의 주가 상승은 소송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심리적인 개연성 때문에 삼성전자에서 빠진 자금이 몰린 탓”이라며 “LG그룹주 가운데 아이폰5 효과가 예상되는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실적 개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G전자는 이번에는 소송에 휘말리지 않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운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소송에서 최종 완승할 경우 안드로이드폰 전체를 상대로 소송전을 이어나갈 수 있다”며 “이럴 경우 LG전자도 소송전에서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비해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운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일부 제품이 미국에서 판매금지된다면 경쟁사인 LG전자에겐 일시적인 호재가 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LG전자는 이번 소송으로 삼성전자에 비해 디자인특허침해를 회피할 전략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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