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로 결혼을 미뤘던 예비신혼부부들이 본격적인 웨딩 준비에 나서고 있다.
웨딩업계에 따르면 9~12월의 예식장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61.2% 증가해 9월부터 결혼 시즌이 시작됐다. 서울시내 호텔의 하반기(9~12월) 주말 웨딩은 예약이 거의 찬 상태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9~12월 웨딩 예약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늘어났고, JW메리어트호텔 서울 역시 10% 이상 올라갔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금요일 등 평일 예약에 관한 문의까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혼수 트렌드는 '실속'이 주를 이룬다. 경제불황으로 신혼부부 10쌍중 7쌍이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화려한 겉멋보다는 기능성과 편의성을 함께 갖춘 제품들을 혼수로 선호하는 것이다. 특히 결혼 예복에서 혁명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연상시키는 테일코트(연미복)이나 화이트 실크 턱시도를 결혼식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것. 평상시에도 착용가능한 고급 양복으로 실용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한번 입고 마는 예복에서 벗어나 모처럼 멋과 실용성을 한층 강화한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제일모직은 날씬하고 멋있어 보이는 결혼 수트를 별도로 마련해 가을 멋장이를 유혹하는 중이다. LG패션은 330단계라는 꼼꼼한 공정을 거친 '나폴리330'를 주력으로 내세워 신랑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예복과 고급 비즈니스 정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게 해준다.
가구업체들은 치솟는 집값에 신혼집 구하기가 녹록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 좁은 공간을 넓게 쓰는 스마트 제품을 내놓고 있다. 좁은 공간으로 고민하고 있는 신혼부부들을 위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수납을 최대화하고 공간활용을 최대화하는 중이다. 수납공간은 거실, 침실, 서재, 부엌을 가리지않고 모든 공간이 대상이 되는 상황. 공간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가능한 가변형 카우치, 전동 기능을 갖춘 리클라이너 제품 등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성 상품들이 대거 출시됐다.
가전제품은 대형보다 소형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대세다. 오픈마켓인 G마켓(www.gmarket.co.kr)에 따르면 10만~20만원대의 화장품 냉장고·커피머신 등을 준비해 부담을 줄였다. 하이마트는 9월 한달간 결제카드에 따라 최고 100만원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고 모델에 따라 캡슐커피머신, 하이마트 포인트 5만 포인트 등 증정하는 행사를 실시한다. 가사일을 분담해 줄 수 있는 가전이 혼수준비 필수품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품목이 바로 식기세척기와 정수기다. 동양매직은 고온의 강력 스팀으로 그릇ㆍ식기 세척은 물론 살균, 건조기능까지 갖췄다.
웅진코웨이와 교원L&C는 공간 활용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신혼부부들의 성향에 맞춘 소형 정수기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닝 공간에서 크게 자리를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연출 효과까지 내면서 톡톡히 한 몫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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