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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시기 놓치더니… 한은 金매입도 뒷북

연일 사상최고 경신속 13년만에 25톤 사들여 <br>"수년 전부터 필요성 지적했는데…" 실기 논란


국제 금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뒤늦게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인상 시기를 놓친 데 이어 금 매입에도 '늦장'을 부렸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한은은 2일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한 달간 25톤의 금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기존의 14.4톤을 포함해 39.4톤으로 늘어났다. 한은이 금 보유량을 늘린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월 이후 13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금 보유액(원가 기준)은 기존 8,000만달러에서 13억2,000만달러로 12억4,000만달러 늘었다.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03%에서 0.4%로 급등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를 넘어서고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는 등 금 보유 여력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봉국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전략팀장은 "금 보유량 확대로 전체 외화자산의 리스크가 줄어들고 외환보유액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실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은이 금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은 이미 수년 전부터 국정감사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내년에도 금 가격이 꾸준히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JP모건이나 씨티은행 등 일부에서는 하락세를 점치고 있다. 2007~2008년 1온스당 700~900달러를 오가던 국제 금 가격은 금융위기 발생 1년 만인 2009년 9월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를 넘어섰고 7월에는 1,600달러를 돌파했다. 한은이 2007년부터 금을 사들였다면 2배가량의 차익을 얻을 수 있었던 셈이다. 한은과 달리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은 최근 몇 년간 금 보유량을 늘려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2007년 600톤이던 중국의 금 보유량은 현재 1,054톤으로 증가했으며 인도도 같은 기간 357.7톤에서 557.7톤으로 금을 늘렸다. 러시아 금 보유량도 지난 4년간 450.3톤에서 830.5톤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은의 대응이 좀더 빨랐다면 더 적은 비용으로 많은 금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금 비중을 늘린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금은 이자 수입이 없고 유동성도 미국 국채에 비해 낮은 단점이 있다"며 "2005~2007년에는 한은의 수지가 적자였고 2008년 이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해 금을 매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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