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엔캐리 청산이라는 해외요인에 의해 한 차례 소용돌이를 겪었다. 서브 프라임 사태는 글로벌 시장에서 신용경색 우려를 가져왔고 이는 엔캐리 자금 청산이라는 후폭풍을 일으켰다. 또 코스피200 지수는 10% 이상 하락했으며 환율은 2% 가까이 평가 절하돼 단번에 950원대로 뛰어 올랐다. 채권 금리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전 주 대비 0.03%포인트 정도 하락 했으나 주식시장의 변동폭에 비하면 금리 하락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 이유는 크게 세가지 볼 수 있다. 우선 지난 9일에 있었던 한국은행의 기습적인 콜금리 인상 이후 이미 국고채 3년 금리(5.24%)가 3개월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5.25%)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완화 신호 없이는 추가적인 금리 역전이 불가능 하다고 시장은 보기 때문이다. 또 미국 채권시장은 서브 프라임 사태 이후 FOMC의 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화 하거나 일부 강요하고 있지만 버냉키 의장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모랄 헤저드가 만연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금리 인하 보다는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풍부하게 공급해 사실상의 금리 인하 효과를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이번 사태로 인해 예상 성장률이 일부 하락할 수는 있지만 경기 침체로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유럽이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 역시 주택부분의 부실이 경기 전반으로 확산되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부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은 당분간 주식 시장에 연동하며 지표물 및 국채선물 위주의 제한적인 강세가 예상된다. 서브 프라임의 영향이 아직 명확히 분석되지 않고 있어 2~3개월 가량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안에 미국 FOMC의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국내 금리도 내려가 채권 시장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 국민은행 신탁자산운용부 포트폴리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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