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랑 같이 살아봐야 손주들이나 봐야 하고, 같이 살기 보다는 혼자 사는 게 편하고 좋네요.” 주택도시연구원이 최근 전국 65세 이상 고령자 703명과 45~64세 고령 진입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9.3%가 자녀와 동거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 중 실버타운 등에 대한 선호도는 8.8%에 불과했다. 실버타운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KBS2TV ‘추적60분’은 ‘부도난 황혼, 실버타운의 함정’을 10일 오후11시5분에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부도난 실버타운의 사례를 통해 실버타운의 문제점을 파헤친다. 경남의 한 실버타운. 초등학교 교사였던 박연순(가명) 할머니는 정년 후 남편과 편하게 노후를 보내기 위해 실버타운에 입주했다. 그러나 실버타운은 업자의 부실 경영과 무분별한 투자로 부도를 맞았다. 박 할머니는 난방도 끊긴 채 겨울을 나던 중 발에 동상이 걸렸다. 할머니는 최근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실버타운 주변에 돋아난 쑥을 뜯어 파는 것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선용(가명) 할머니는 외교관이었던 남편을 둔 미국 시민권자. 뼈만은 한국에 묻히고 싶다며 고향 인근의 실버타운에 입주했다. 하지만 이곳 역시 업자의 부실경영으로 부도를 맞았다. 그 후 할머니는 90이 넘는 나이에 손수 밥을 짓는다. 미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한국 땅에 묻히고 싶어 실버타운을 못 떠나고 있다. 프로그램은 실버타운 부실의 원인을 건설업체들의 편법 운영에서 찾는다. 건설업체들이 유료노인복지시설을 짓게 되면 받을 수 있는 세제 감면 등의 혜택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취재진은 정부의 실버타운 관리감독 실태와 일본의 관리 실태도 살펴본다. 취재를 담당한 우현경 PD는 “현재 업자들이 노인분들의 입주금ㆍ전세금을 떼어 먹어도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며 “정부에서 이쪽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