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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기업들 경제위기 고전속 로펌.회계법인은 `콧노래'
입력1998-10-30 19:11:00
수정
2002.10.22 07:45:38
많은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고전하고 있지만 로펌(법률회사), 회계법인들은 예외다.
아시아 기업과 은행들의 도산이 늘면서 이들은 채무조정, 투자자들의 소송 급증으로 호황을 구가하며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전 세계 34개국, 2400여명의 변호사를 거느린 최대 법률회사인 미국 베이커 & 매킨지사가 이달초 파리에서 개최한 연례 전지사 회의. 「빈곤속의 풍요」를 누리는 방법이 회의에 참석한 소속 변호사들의 주제였다.
실제 지난 6월말 결산에서 이 회사가 올해 올린 매출은 7억8,500만달러로 전년보다 13% 늘어났다. 특히 로펌회사들의 사업구조를 분석하는 기준이 되는 파트너 1인당 수익은 5만2,300달러로 역시 13% 신장했다.
세계 경제가 어려울수록 돈을 벌기는 쉬워진다는 게 이들 로펌들의 생각이다. 이 회사 방콕사무소의 키피퐁 우라피피타나퐁 파트너는 30일 『고객중 14개 금융회사가 문을 닫았지만 일찍이 지금처럼 바쁜 때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제위기에 빠진 태국의 고객들은 줄었지만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외국 투자자들이 디폴트(채무불이행)된 대출금을 조정하고 손실을 줄이는 방안을 의뢰한 탓이다.
세계적인 금융혼란을 맞아 이들의 업무도 광범위해졌다. 부동산 양도, 펀드 모집 등 종전 업무에 대한 수요는 줄어든 반면 채무구조조정, 기업과 은행간 중재, 소송 등이 급증했다. 또 최근에는 전세계적인 정보통신산업의 발달로 이와 관련한 지적재산권 분쟁소송도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베이커 앤드 매킨지사는 올해 타이완(대만)의 흐신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등에 새로 사무소를 개소,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들 유전지대로 기업들이 몰려올 것에 대비한 포석이다.
또다른 세계적 법률회사인 미 쿠더트 브라더스사도 이번 주 아시아지역 최대규모의 금융을 일으키는데 성공했다. 제너럴 모터스(GM)과 상하이 자동차사가 합작한 상하이 제너럴 모터스사(社)가 올해말부터 뷰익 세단 승용차 생산하는데 필요한 15억2,000만달러를 조달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 회사의 앞날이 결코 평탄한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차드번스 앤드 파르케사를 비롯한 몇몇 미·영국계 로펌사들은 아시아지역 사무소를 통합,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차드번드사의 제롬 카츠는 『싱가포르 사무소를 폐쇄, 관련업무를 홍콩사무소로 넘기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위기가 이들 회사소속 변호사들의 업무 의욕을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5월 인도네시아의 폭동사태때, 생명에 위협을 느낀 많은 외국인 변호사들이 자카르타를 떠나 싱가포르로 도피하기도 했었다.
세계적 회계법인들의 도전도 만만찮다. 서유럽지역에서 아서 앤더슨을 비롯, 회계법인들이 많은 변호사를 고용, 법률회사보다도 낮은 수수료로 세법, 사업자문 분야 등에 속속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법률회사와 회계법인간의 세확산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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