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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유족연금 수혜자는 법적 아닌 사실혼 배우자"

서울행정법원 판결

한 남자가 법률상 배우자와 사실상 배우자가 따로 있었다면 이 남자의 유족 연금은 누가 받아야 할까. 법원은 사실상 배우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용찬 부장판사)는 29일 지방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사망한 채모씨와 40여년 동안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던 정모씨(여)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 연금 승계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공무원연금법에는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배우자’를 ‘재직 당시 혼인 관계에 있던 자’에 한정하면서,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자를 포함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채씨는) 법률상 배우자와는 사실상 혼인관계가 해소된 상태이기 때문에 유족연금 수급대상자는 사실혼 배우자에게 있다”판시했다. 재판부는 “정씨는 1968년께부터 채씨와 사실상 부부관계를 시작해 채씨가 사망할 때까지 이를 유지했다”며 “채씨의 법률상 배우자인 김씨와는 그때부터 별거했고, 채씨와 정씨가 아이를 낳고 동거하는 것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볼 때 혼인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었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 공무원이던 채씨는 지난 99년 퇴직, 올 3월 사망했다. 정씨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유족연금을 청구했으나 공단 측은 “채씨가 퇴직하고 한참 뒤인 올 1월에야 혼인신고를 했기 때문에 ‘재직 당시 혼인관계에 있던 자’에 해당하지 않으며, 채씨와 정씨의 관계는 법률혼 배우자가 따로 있는 상태의 중혼에 불과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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