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반독점행위 위반 조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53%(2만8,000원) 하락한 107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110만원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월19일 이후 7거래일만이다. 특히 외국인이 1,000억원을 넘게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1,52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의 이날 약세는 전날 EU집행위원회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반독점 관련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U집행위는 삼성전자가 지난 1998년 유럽에 진출하면서 표준특허권을 남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유럽 내에서 애플 등에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조사 이유를 밝혔다.
삼성전자가 독일에서 패소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독일 뒤셀도르프 고등법원에 제기한 태블릿PC ‘갤럭시탭10.1’의 독일 내 판매금지 가처분 판결에 대한 항소심에서 패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삼성전자가 반독점행위 위반과 관련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현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EU집행위 조사는 삼성전자가 상생의 질서를 위반했다는 게 핵심 내용인데 이는 애플에 더 해당되는 사항”이라며 “설사 EU집행위에서 반독점 행위 판정을 내리더라도 페널티는 유럽 개별국가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개별적으로 정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구속력 있는 액션이 나오긴 힘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의 패소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문제가 된 갤럭시탭 10.1의 수정판인 10.1N 버전을 보유하고 있어 판매 대체가 가능하다”며 “애플과의 소송 분쟁이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흔들리지만 곧 회복세를 보여 주가 흐름에 큰 장애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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