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우리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이 과거보다 훨씬 탄탄해졌다는 반증이다. 특히 G3(미국ㆍ유럽ㆍ일본) 국가의 경기침체에 따라 우리 수출이 급감하며 더딘 경기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상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 중 하나로도 부각된다. 1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서 주목되는 점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액이 미국의 경기침체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환율상승에 따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지만 일본ㆍ대만ㆍ독일 등 수출 경쟁국들에 비해 큰 타격을 받고 있지는 않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 우리 경제를 G3 국가와 연계시키며 더딘 회복을 전망하고 있지만 실물경제 전반에서 보이는 긍정적인 신호는 예상보다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미 수출, 경기회복론에 힘 실어=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은 선진국의 경기침체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과 국내 경제지표의 긍정적 신호 사이의 차이를 메워주고 있다. 경제위기 이후 완만한 회복국면에서 어느 경쟁국보다 빠른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실제 미국 내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금융위기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10월 2.4%까지 내려갔다가 올 1월 3.0%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22일 IMF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대폭 낮춘 것도 G3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원인 때문이었다. 하지만 USTR 수출입 동향에서 보듯 우리 기업의 수출경쟁력은 미국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오히려 경쟁국들의 위기를 틈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효과 등이 계속 나타나고 있고 수출에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는 만큼 내년 경제성장률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력제품 세계시장 점유율 높아져=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은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며 수출경쟁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1위의 수주능력을 보유한 선박 수출은 지난해 432억달러(55.4%)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26.1% 증가한 544억달러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41.1%였던 점유율은 올해는 5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2위의 점유율을 차지한 휴대폰도 올해 지난해보다 0.3%포인트 상승한 25.6%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은 올해도 크게 도약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점유율 세계 1위의 디스플레이 역시 더 상승해 지난해보다 2.8%포인트 오른 43.0%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경쟁업체의 구조조정 실패, 독일 키몬드사의 파산 등으로 공급이 달릴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역시 올해 지난해보다 2.2%포인트 상승한 11.5%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으며 메모리 분야도 44.0%(지난해 43.0%)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자동차는 미국시장에서 일본산ㆍ미국산 자동차의 점유율이 감소하는 반면 한국산 자동차는 지난해 4.3%에서 올 1월에는 7.1% 그리고 2월에는 7.6%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2009년 세계 10대 수출국 진입=정부는 미국시장 등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높아지는 것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에서도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사상 처음 3%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올해 무역정책 목표를 세계 10대 수출국 및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3% 진입으로 삼고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1988년 세계시장 점유율 2% 진입 후 21년째 수출규모 11~13위, 점유율 2%대에 머물고 있다”며 “경기침체기 기업의 적극적인 시장활동 개척을 지원해 3%대의 점유율과 10위의 수출규모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수출을 3,650억달러, 수입을 3,475억달러로 전망하며 무역수지가 150억~20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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