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기업들은 당혹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남측의 5.24 조치에 따른 남북경색 국면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달 30%나 높은 생산증가율을 이어올 정도의 호황에 변화가 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 정밀금속업체의 임원은 "일요일에도 300여명 정도가 공단 내 공장에서 특근을 했는데 평소와 다르지 않은 분위기라 (사망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혹시나 이후에라도 주재원들의 통행제한이 내려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장 오는 28일로 예정된 김 위원장의 장례식이 북한 공휴일(헌법절)인 27일과 이어지는 만큼 조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대책을 강구하는 중이다. 또 다른 입주사인 한 휴대폰 부품업체의 관계자도 "올해 개성공단의 조업이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최근에는 5.24 조치에 대한 유화책도 논의될 만큼 좋은 분위기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사건이 터져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장호선 로만손 전무도 "오전까지만 해도 대북 식량지원 문제가 논의되는 등 분위기가 좋았는데 상황이 급반전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이번 사태가 향후 개성공단의 운영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배해동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은 남북관계를 최악으로 몰고 갔던 천안함 사태도 무난히 넘긴 경험이 있다"며 "그런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개성공단대표자회의를 이끌고 있는 류동옥 대화연료펌프 대표도 "개성공단은 현재 북한 근로자만 4만8,000여명에 이를 만큼 그 규모가 상당해 쉽사리 손댈 수 없는 존재"라며 "단순히 경제적 의미뿐 아니라 남북경협과 한반도 긴장완화의 균형자 역할을 하는 개성공단의 의미는 남북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며 별다른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주기업들의 협의체인 개성공단기업협회 측도 "아직 북측의 일방적인 발표만 나온 상황이라 불안해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통일부의 정확한 지침이 나오면 이를 기업들에 전파하고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이날 개성산업공단운영위원회를 통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상적인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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