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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사하라사막 완주기
입력2003-04-23 00:00:00
수정
2003.04.23 00:00:00
김희원 기자
사하라 사막 250km를 주파하는 `지구 최악의 마라톤`에 도전한 시각장애인의 완주기가 24일 전파를 탄다. MBC는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사하라 250km, 머나 먼 동행`(연출 최병륜 박상환)을 24일 오후 7시20분에 방송한다.
모로코 사하라 사막에서 지난 6∼12일 열린 `사하라 마라톤 대회`는 생존을 장담키 어려운 불모의 땅 사하라에서 42.195km도 아닌 250km를 뛰는 행사다. 대회 기간만 약 6박7일이 걸리는데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온갖 악조건과 싸워야 해 `마라톤`이라기 보다는 `생존 게임`이라 불린다. 18회째를 맞는 올해 대회에는 한국인 24명을 포함, 세계 각국에서 600여 명의 마라토너가 참여했는데 이들 중 가장 눈길을 끈 선수가 손목을 끈으로 연결한 채 함께 달린 시각장애인 이용술씨와 도우미 윤충준씨였다.
21살 무렵 뜻밖의 사고로 시력을 잃은 이용술씨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자 달리기를 시작했다. 동생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운동장을 뛴 이래 지난 93년 정식 마라톤대회에 첫 출전했고 이후 49회 풀코스 주파, 울트라 마라톤 3회 완주 기록을 세웠다. 10여년 전 사업에 실패한 뒤 달리기를 시작한 윤충준씨는 육체ㆍ정신적 한계에 도전하고자 대회 참가를 꿈꿔 온 케이스.
`시각`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이씨는 사막이라는 `망망대해` 앞에서 발끝으로 전해지는 감각을 잡아낼 수 없어 당황한다. 또 출발 전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탓에 경기 도중 몇 번이나 경련을 일으켰다. 윤씨 역시 발바닥에 물집이 생겨 휴식 시간마다 바늘로 터뜨려야 했다. 이들은 양식과 구급품이 담긴 10kg 내외의 배낭을 메고 혹독한 더위, 40도 이상의 일교차, 일사병, 모래폭풍 등과 씨름하며 야간에도 쉬지 않는 80km 내외의 구간 등 총 6개 구간을 달렸다. 씻기는커녕 생리현상조차 해결할 곳이 마땅찮은 이곳에서 `안식처`는 약 9 리터의 물과 하늘만 겨우 가리는 텐트 뿐이었다.
나란히 `완주 라인`을 넘은 두 사람은 사막마라톤 대회가 내면의 깊은 곳을 성찰케 한 동시에 삶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케 만들었다고 전한다. 이씨는 또 모든 장애인들이 삶의 희망을 갖고 장애인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달린다`고 덧붙였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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