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최적의 현지화 전략으로 승승장구, 포털 이용자 환경 등 고려 없이 진출 고전 ■ SW산업 해외공략 희비 엇갈린 요인은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네오위즈게임즈 홈페이지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해외진출이 필수다. 애플ㆍ구글ㆍMS 역시 자국 내 시장에만 머물렀다면 오늘 성공하지 못했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도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힘써왔다. 특히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산업인 포털과 게임 업체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해외 시장에 나섰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다. ◇게임업계의 성공 사례=국내 온라인게임업체는 해외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성공 비결로 적절한 현지화 전략과 부분유료화 모델을 지적한다. 국내 1위 게임업체인 넥슨은 미국ㆍ일본ㆍ유럽에 법인을 두고 현지에 최적화된 게임을 개발하고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베스트바이와 같은 해외 매장에서 넥슨캐시를 구매할 수 있게 해 청소년도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게 했으며 각종 게임행사에 참여해 넥슨 알리기에 주력해왔다. 이외에도 넥슨의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음료수나 유명가수와의 프로모션 및 해당 국가의 축제에 넥슨 캐릭터를 선보여 인지도를 높였다. 이러한 전략을 기반으로 넥슨은 지난해 9,343억원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중 해외에서만 전체 매출의 64%가량인 5,980억원을 벌어들였다. 국내 대표 온라인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도 미국ㆍ유럽 등지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에 최적화된 게임을 통해 해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밖에 네오위즈게임즈는 현지 퍼블리셔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해외에서 매출이 급증, 지난 2ㆍ4분기 실적이 엔씨소프트를 뛰어넘기도 했다. 이재성 엔씨소프트 상무는 "게임은 처음 접했을 때 타 콘텐츠에 비해 이용자의 거부감이 적어 해외 진출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해외 시장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해외에서의 이러한 성공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털 업계의 실패 사례=NHN이나 다음 및 네이트와 같은 포털 업계는 국내에서 90%가 넘는 시장지배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전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다음은 2004년 9,500만달러를 들여 라이코스를 인수한 뒤 미국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다음은 자체 서비스를 미국 라이코스에 적용하며 국내 포털이 해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하려 했지만 현지화 실패 등의 원인으로 지난해 3,600만달러에 라이코스를 매각했다. 다음은 이후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대신 모바일 사업에 집중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계획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서비스하는 국내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는 오히려 지나치게 현지화에 집중하다 실패한 케이스로 분류된다. 1999년 선보인 싸이월드는 2003년 SK컴즈에 인수된 후 2005년부터 미국이나 일본 등지에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진출에 나섰다. 하지만 각 국가별로 다른 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인맥(Network)'이라는 SNS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해 결국 해외 진출에 실패한 대표 사례로 남게 됐다. SK컴즈는 올 초 싸이월드를 기반으로 다시금 해외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해킹 사태 여파로 현재 진행하는 사업을 추스르는 것도 버거운 상태다. 이외에도 NHN이 미국과 일본 등에 법인을 두고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일본 시장 외에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김민규 아주대 문화콘텐츠학부 교수는 "포털은 게임과 달리 이용자 환경이나 사용언어와 관련해 조금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10여년 전만 해도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할 때 각 콘텐츠에 현지언어를 얼마나 잘 적용하느냐가 중요했지만 요즘은 각 국가의 제도와 문화코드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격랑에 휩싸인 한국IT의 미래는?] 기획 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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