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IB업계에 따르면 법원의 동양시멘트 매각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9개 업체 중 7개가 인수자문사 선정을 마쳐 인수전을 위한 짝짓기가 끝났다. 인수의향을 밝힌 9곳 중 사모펀드(PEF) 두 곳인 한앤컴퍼니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내부에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자문사를 별도로 선정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동양시멘트 인수 후보군 중 세곳은 외국계 IB를 인수자문사로 택했다. 라파즈한라·글랜우드PE·베어링PEA 컨소시엄은 바클레이스, 유진기업(023410)은 크레디트스위스(CS), 아일랜드 건자재 업체 CRH는 골드만삭스와 각각 손을 잡았다. 아세아시멘트(183190)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한일시멘트(003300)는 일찌감치 삼일PwC에 인수자문을 맡긴 상태다. 삼표 역시 산업은행 M&A실을 인수자문사로 낙점하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레미콘·아스콘공업협동조합의 인수자문은 컨소시엄에 함께 참여한 위업인베스트먼트가 맡기로 했다.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한림건설은 최근 대형 회계법인 대신 영남 지역에 기반이 있는 성도회계법인을 인수자문사로 뽑았다.
결국 국내 증권사 IB는 단 한 곳도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참여하지 못한 채 구경꾼 신세가 됐다. 특히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 동양시멘트 매각주관사 선정 입찰에서 삼정KPMG에 패한 후 인수자문으로 방향을 틀어 복수의 후보와 접촉을 가졌지만 결국 파트너가 되지 못했다. 동양시멘트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동양시멘트 인수전 참여를 위해 상당히 공을 들였지만 법정관리 매물에 강점을 보이는 회계법인과 네트워크가 좋은 외국계 IB에 결국 밀렸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한 국내 증권사 IB는 최근 산은이 주도하는 매각 딜에서도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산은이 주채권은행인 동부팜한농 매각자문사 선정 과정에서는 NH투자증권 등 국내 IB는 입찰제안서(RFP)조차 받지 못했다. 산은이 M&A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특수성을 고려해도 예비 경쟁 단계부터 배제됐다는 사실은 평판에 적잖은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IB업계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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