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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계 간담회] 갈등 봉합불구 접점찾기 진통클듯
입력2001-05-16 00:00:00
수정
2001.05.16 00:00:00
[정·재계 간담회] 투자 활성화로 경제활력 회복 공감
"5+3 큰틀 지키며 자율·책임 확대" 합의
정부와 재계가 16일 간담회에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은 경제활력 회복과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제완화의 방향과 수준에 대해서는 "과도한 규제가 있다면 재고한다는 원칙(권오규 재경부 차관보)"과 "규제완화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손병두 전경련 부회장)"로 뉘앙스의 차이를 보여 앞으로 접점 마련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민관 TF팀 구성
정부와 재계는 TF를 구성해 이달 말까지 가급적이면 결론을 도출해 법 개정이 필요없는 사항은 발표하고 나머지는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관련된 공정거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기로 하고 공정위와 관계부처, 재계로 구성된 TF를 만들기로 했다.
이 팀에서는 전경련이 기존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입장을 철회하고 개선을 요구한 9가지 조항을 심도 있게 협의해 이달 중 결론을 내기로 했다.
전경련은 최근 구조조정을 위한 출자제한을 폐지하고 신규 핵심역량 강화와 외국인 투자유치에 관한 출자의 예외인정 요건을 완화하며 분사기업 출자를 예외로 인정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다만 30대 그룹 지정제도 축소문제는 권 차관보가 "정부는 30대 그룹 지정제도 축소문제를 중장기적 검토과제로 보고 있다"고 밝혀 이번에 결론을 내기는 힘들 전망이다.
또 금융, 조세, 기업지배구조, 수출, 노동문제 등의 규제완화를 위한 TF도 정부와 재계가 검토해 이달 중 결론을 내기로 했으나 역시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 차관보가 "충분히 재계의 의견을 알고 있다"며 TF를 공정거래 분야에 국한할 것임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5+3원칙 지키며 규제완화
대기업정책의 방향에 대해 정부와 재계는 5+3원칙의 큰 틀은 지키되 기업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기로 합의했다.
일단 재계가 정부와 지난 98년 2월에 합의한 원칙(기업 투명성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순환출자 억제 등)을 준수하고 수용 가능한 선에서 요구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은 또 기업의 건전성과 투명성 확대에 관한 노력을 국민에 적극 홍보해 이미지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고 시장시스템이 원활히 작동될 수 있도록 환경개선에 주력하겠다고 화답해 본격적으로 절충점 모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와 재계가 약속한 것일 뿐만 아니라 국민과 국내외투자가와도 한 약속이므로 지켜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이 신명나게 일하도록 하고 기업은 투명성과 건전성을 높이며 노사화합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은 "기업들이 5~10년 뒤에 뭘 해서 먹고 살지를 알려달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지분이 60%에 달하는데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의결권이 없다"며 대기업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30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도 주로 총액출자제한 예외인정 확대와 부채비율 200% 신축적용, 노동시장 유연성, 투자촉진을 위한 세제혜택을 집중 요청했다.
◇정부ㆍ재계 갈등 없다 강조
정부와 재계 참석자 모두 불화설을 적극 부인하며 한배를 탄 공동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정거래법을 두고 정부와 재계간의 일부 대립에 대해 언론이 부풀려 불화설을 부추겼다(장재식 산업자원부 장관)", "지난해 말부터 규제완화에 관해 정부와 재계가 본격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갖는 과정(손 부회장)"이라는 것이다.
앞서 경제5단체는 지난해 10월 43개 규제완화 과제를 정부에 건의해 20개가 채택된 데 이어 올 2월에도 40개를 요청해 이달 중 회신을 받기로 했다.
이런 정ㆍ재계간 의사교환 과정에서 민병균 자유기업원장의 돌출발언이 나오고 정치쟁점화돼 양쪽이 불편한 것처럼 비춰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와 재계가 화합을 강조하고 나섬으로써 재계의 규제완화 요구를 정부가 상당 부분 수용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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