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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값 폭등 한때 사회문제비화(96 건설·부동산 결산)
입력1996-12-27 00:00:00
수정
1996.12.27 00:00:00
유찬희 기자
◎거래부진… 특정분야 중개업소만 호황/컨설팅업 경쟁가열 업계우열 점차 윤곽주택 전세가 폭등, 매매가 상승으로 무주택 서민들에게는 올해가 고전의 해였다.
서울 마포에 직장을 둔 김승규씨는 지난 4월부터 의정부에서 출퇴근한다. 직장 근처의 보증금 4천5백만원짜리 소형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었으나 전세기간 만료기간이 다가오면서 집주인이 보증금을 6천만원으로 올려달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서울을 벗어나야만 했다.
연초 서울 일부 지역에서 오르기 시작한 전세가는 본격적인 이사철에 들어서는 전국 중소도시에까지 번졌다. 한번 오르기 시작한 전세가 오름세는 가을 이사철에 더욱 커져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됐다.
특히 올해 주택시장은 비수기가 따로 없었던 것이 특징. 여름철에도 전세가 상승은 꺾일 줄 몰랐고 이번 겨울에도 전세, 매매가격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치로 나타난 주택매매·전세가격 오름폭보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상승률은 훨씬 높아 내집마련의 꿈을 멀게만 했다.
그러나 정작 거래를 알선하는 중개업자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사무실 운영도 어려운 해였다. 가격오름세에 비해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중개업자들은 실속이 없었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가격만 올라 오히려 중개업자들이 가격상승을 부추겼다는 오해만 받았을 뿐이다.
기존 방식으로는 중개업을 하는데 한계를 느낀 중개업자들은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 서비스질을 높여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대형화를 꾀했으나 경기부진으로 오히려 투자비만 날린 경우도 많다. 11월말 현재 법인 형태의 중개업소는 연초 3백여개에 비해 크게 줄어든 2백30여개 수준이다.
이들은 『현행 중개수수료로는 경영이 크게 나아질 수 없다』며 현실에 맞는 수수료개정을 위해 4백만명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관련 법규개정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발길이 끊기지 않는 중개업소도 크게 늘어났다. 한두 분야의 특정 상품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소는 불황을 모른 채 고객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재개발, 법원경매부동산을 취급하는 업소는 불황 속에서도 활황을 맞았다.
컨설팅업계는 대형 신탁시장이 주은부동산신탁의 등장으로 4파전 형국을 맞게 되었고 기존 3개 신탁사는 영업 수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민간 개발컨설팅업체도 크게 늘어나 한정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대규모 개발프로젝트보다는 소액 투자자나 나대지개발 수요가 많아 그런 대로 현상유지는 한 셈이다. 개중에는 대형 부동산 임대를 성공적으로 마쳐 화제에 오른 업소도 있었고 대형 건설업체와 손잡고 꾸준히 물량을 확보, 입지를 굳힌 업체도 등장하는 등 업계 우열 순위가 드러나기 시작한 해였다.
컨설팅 유형으로는 당연히 다가구주택개발이 많았다. 서울시가 다가구주택의 주차장면적 확보비율을 강화, 올해 안으로 다가구를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대도시 주변의 준농림지 개발과 소규모 상가개발붐도 일어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이에따라 전원형 카페, 테마상가와 같은 상품도 많이 등장했다.<유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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