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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 "새 정부, 공약 재원 마련 위해 증세해야"

■ 재정학회 정책토론회<br>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필요

강봉균(앞줄 왼쪽 네번째)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 이현재(〃〃다섯번째) 전 국무총리, 박재완(〃〃여섯번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재정학회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행사를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김동호기자



[부제목]"복지 등 공약 이행속도ㆍ우선순위 조정해야"
학계도 "증세 외엔 복지재원 조달에 요술방망이 없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 이하가 되면 연간 15조원의 적자국채 발행 요인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새 정부 공약 이행을 위해 10조원의 적자국채가 추가로 발행된다면 총 규모가 25조원에 달해 부가가치세율 인상 등 증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재정학회 신년하례회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근혜 차기 정부의 대선 공약 이행에 소요되는 재원이 135조원 정도인데 기존 예산지출을 줄이거나 비과세ㆍ감면으로 새는 세금을 줄여 공약 재원을 충당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복지 재원 중 상당액을 정부가 국채 발행으로 마련할 가능성이 높은데, 특히 올해 상반기에 복지 비용 충당을 위해 5조~7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가가치세율을 현행 10%에서 향후 12%로 올리면 세금수입이 연간 15조원가량 증가한다.

강 전 장관은 재정운용 시스템 개선을 위해 대통령 임기 5년간 '국가부채 증가 한도'를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학계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복지 재원을 조달하려면 결국 포괄적인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재정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증세 없이 다양한 세원을 발굴해 세수를 늘리겠다는 새누리당의 재원조달 계획은 '요술방망이' 수준에 불과해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최광 한국외국어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날 신년하례회 직전에 열린 재정학회 정책토론회에서 기조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며 증세를 통해 최대 55조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박 당선인이 제시한 추가 필요 복지 재원(연평균 15조원)은 공약에 비해 과소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 새누리당은 필요한 재원의 60%는 세출절감을 통해 마련하고 40%는 세입확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3배 이상인 연평균 45조원 이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재정학회는 내다봤다.

재정학회는 또한 새누리당이 세수를 확보하는 데 있어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식양도차익 과세,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 조정 등은 거시적 해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회는 세수확보 방안으로 ▦과세체계 개편을 통해 소득세 강화(10조원) ▦무력화된 종합부동산세 원상회복(2조원) ▦술ㆍ담배ㆍ휘발유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현 수준보다 50% 더 징수(10조원) ▦부가가치세 세율 현행 10%에서 12%로 인상(10조원) ▦조세감면 10% 축소(3조원) ▦지하경제 양성화(5조원)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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