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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있는 성장’으로

올 들어서도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정책과제가 될 정도로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일선 산업현장에서는 인력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나라 전체적으로 인력은 남아도는 데 반해 생산현장에서는 인력이 없어 설비를 놀리는 또 하나의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사실 `고용 없는 성장(jobless recovery)`이라는 울적한 지적은 연초부터 한국 경제에서 가장 큰 테마로 제기됐다. 이른바 지난해 제조업 공동화와 일부 대기업 주도의 성장 속에 일자리가 늘지 않아 `선진국형 고용구조`의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사실 `선진국형 고용구조`는 역설적으로 선진국다운 산업구조로 우리경제가 발전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구직자 입장에서 보자면 대기업 같은 좋은 기업으로의 취직을 선호하기 마련이고 그들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의 결과였기에 사회 전체적인 목표와는 일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 지난 40여년간의 개발시대에는 공장을 짓는 만큼 일자리도 생겼다. 그러나 이제 전문기술과 정보가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지식정보화 시대가 됐다. 고부가가치와 높은 생산성을 내는 경제구조로 바뀐 것이다. 인력 역시 지식정보화 시대에 걸맞은 전문인력이 가장 중요해졌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앞으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은 기업이 얼마만큼 고급 인력을 요구하느냐 하는 수요의 원리에 좌우된다. 결국 기업들이 스스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인력 수요를 지녀야 한다. 수요 없는 공급은 무의미하다. 이런 차원에서 `고용 있는 성장`을 향한 바람직한 대안으로 디지털밸리로 변신한 옛 구로공단에서 예를 찾아보자. 지난 2000년 말 구로공단이 `서울디지털단지`로 변신하면서 최신 아파트형공장과 IT 벤처기업들의 대거 입주로 현재 입주업체 2,129개사에 4만2,0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첨단업종 비율이 82%에 달하고 있다. 또한 입주예정 업체 수가 6,250개사로 오는 2005년까지 적어도 3만2,000명 정도의 신규 인력수요가 예상된다. 결국 산업단지의 변화와 발전을 통해 과거에는 이뤄내지 못한 기술ㆍ연구개발(R&D)의 일자리 수요창출을 대거 이뤄낸 셈이다. 이제 구로단지는 넥타이부대가 7만명이나 일하는 전국 산업단지 가운데 최고 수준의 일자리 창출단지로 변했다. 이 같은 변화를 위해서는 기업인들 스스로가 적합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기업인을 애태우는 각종 규제나 불편사항이 제거돼야 한다. 한 예가 복잡한 공장설립 과정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는 `공장설립콜센터`(전국대표번호 1566-3636)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국 어디에서나 공장터를 구하거나 공장을 지을 때 전화 한 통으로 복잡한 각종 인허가 절차 일체를 대행해주는 당찬 서비스다. 결국 국부(國富)의 성장엔진이자 고용창출의 원동력은 제조업이다. 고용창출을 위해서는 기업의 각종 어려움을 하나씩이라도 실질적으로 해결해 기업인의 사기를 높이고 국가산업의 뿌리인 제조업을 부흥시키는 방안이 필수다. <김동근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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