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설 연휴 특수와 1월 지표가 안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전 산업 생산 증가세가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생산·소비·투자지표가 일제히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4·4분기 이후 고꾸라졌던 실물경기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재개했다고 평가했다. 기업을 중심으로 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저금리, 저유가, 원화가치 하락(환율상승) 등 신(新)3저효과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여 경기회복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다만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위한 탄탄한 성장경로로 복귀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경기상승 곡선이 완만한 'U'자형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생산 증가율 4년 만에 최고치=전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2.5%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1년 3월 4.0%를 기록한 후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설 연휴 특수와 기저효과로 지난달보다 반등했다"며 "경기회복 흐름이 재개됐다"고 평가했다.
광공업생산은 1월 3.8% 감소에서 2.6% 증가로 전환됐고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5.5%로 같은 기간 1.4%포인트 올랐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지표도 좋게 나왔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2.8%로 전월의 -2.8% 감소에서 상승세로 반전했다. 지난해 8월(-2.8%)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설 명절에 따른 대형마트 판매 호조가 증가세를 주도했다. 설비투자 역시 1월 -7.4%에서 2월 3.6%로 반등했다. 건설투자는 4.5% 증가해 1월(4.5%)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실물경기 회복 재개…아직 힘은 미약=생산·소비·투자지표가 일제히 반등한데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모두 개선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 100.5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랐으며 선행지수도 103.1로 0.6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건설투자 부문이 좋아진 것에 주목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로 건설투자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건설경기가 소비와 투자로 연결될지 여부가 본격적인 경기회복 여부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본격적인 회복으로 접어드는 힘은 미약하다고 봤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설 연휴 특수를 빼고 봐야 정확한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며 "1·2월을 함께 보면 전월 대비 0.5% 증가해 지난해 4·4분기 0.1%보다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탄탄한 성장경로 복귀까지는 아직 먼 길=전문가들은 최근 기업을 중심으로 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회복세가 계속되겠지만 탄탄한 성장경로로 복귀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았다. 가파른 상승세보다는 완만한 속도의 'U'자형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보다 개선되고 세월호 참사에 따른 기저효과가 나타날 2·4분기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경제는 움츠러들었다가 다시 튀어 오르는 자생력이 있다"며 "지난해의 금리인하와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 효과가 2·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의 투자심리 개선이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존 정책을 집중하고 규제개선·구조개혁 등에 나서면 우리 경제가 탄탄한 회복세로 진입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태규기자, @sed.co.k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