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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현대車 수뇌부 겨냥하나
입력2006-03-29 14:26:48
수정
2006.03.29 14:26:48
검찰 'MK 오른팔' 채양기 사장 압박
금융브로커 김재록씨의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검찰의 칼끝이 현대차 그룹 수뇌부로 빠르게 선회하고 있다.
검찰 수사의 초점이 물류 계열사인 글로비스의 비자금에서 현대차그룹 전반의비자금 조성 가능성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검찰은 "현대차 전체에 대한 수사는 아니다"고 여러 차례 선을 그었지만 수사진행 양상을 보면 칼끝이 빠른 속도로 현대차 그룹의 정점으로 다가가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이런 징후는 검찰이 28일 현대차그룹 채양기 기획총괄본부장(사장)을 전격 소환조사한 데서 엿볼 수 있다.
검찰은 채 사장 소환 이유와 조사 내용이 무엇인지 함구하고 있지만 그룹 재무책임자라는 점에 비춰 그를 조사했다는 것은 현대차 그룹 전반의 돈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압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채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간 업무 조정과 대외업무, 투자업무 등 그룹의안방 살림을 도맡아 처리해 그룹 안팎에선 정몽구(MK) 회장의 `오른팔'로 통하는 인물.
기획총괄본부장을 맡으며 현대오토넷과 자동차 전장품 업체인 만도를 인수하는작업을 진두지휘하는 가하면, 글로비스 상장에도 힘을 보태 총수 일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삼성 이학수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고 그룹 업무 전반을 관장한다면 현대차에서는 채양기 사장이 그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검찰은 채양기 사장의 이런 전력과 위상을 고려해 26일 아침 현대차 그룹 압수수색에 나설 때도 그를 현장에 불러내 압수 협조를 지휘하도록 하려 했다.
현대차 그룹의 은밀한 사업과 각종 기밀 서류 등 검찰이 필요한 자료를 찾아내는 데 채 사장만큼 정확히 많은 내용을 알 만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정몽구 회장과 기아차 정의선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의 비자금에 대해샅샅이 캐나가고 있는 상황도 정 회장 일가에겐 상당히 부담스런 부분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가 정 회장 일가의 재산 상속 문제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구속된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은 비자금 조성 과정을 전혀 몰랐다고 발뺌하고 있으나 검찰은 글로비스의 비자금 조성 행위를 현대차 최고 경영진도 알았거나 적어도묵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증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금고에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보관할 정도라면 일개 계열사 차원에서 관리할 규모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28일 "현대차 부분은 이번 수사의 한 지류(支流)이지만 그것이큰 지류일 수 있다"고 밝혀 수사 범위가 글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현대차 전반의불법 의혹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총수 일가가 현재로선 사정권 밖에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유효사거래내 표적이 될 수 있음을 내비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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