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이번주 채용공고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금융회사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들어간다. 하지만 실적부진을 반영하듯 전체 채용규모는 전년 대비 30% 가까이 줄어든다. 특히 은행권은 채용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000명 넘게 줄었다.
대학생들의 취업 선호도가 높은 금융회사들이 채용 문을 닫으면서 고학력자들의 취업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외환·기업 등 7개 은행은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999명을 뽑을 예정이다. 상반기 공채규모와 합치면 총 2,722명(일부 비정규직 및 무기계약직 포함)으로 지난해보다 1,036명(27.6%)이나 적다.
외환은행은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신한은행은 올해 말까지 채용규모가 400명에 못 미쳐 지난해보다 300명가량 줄어든다.
우리은행도 하반기 200명, 연간 438명을 채용할 예정인데 지난해보다 162명 줄어든 수치다.
이 밖에 농협ㆍ기업ㆍ하나ㆍ국민은행 모두 10~20% 수준까지 채용규모를 축소한다.
하반기 채용 위축은 보험·카드·증권사는 물론 금융공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급여 수준이 은행에 맞먹는 7대 보험사의 상당수는 하반기 채용규모가 지난해에 견줘 반 토막이 날 것으로 보인다.
동부화재는 올해 하반기 정규직 40명을 채용하는데 지난해(88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의 연간 채용규모도 각각 지난해 124명과 211명에서 올해 111명과 170명으로 감소한다. 현대카드는 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과 합쳐 지난해 69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37명으로 줄였다.
최악의 경영실적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겹친 증권업계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지난해 상반기 46명에서 올해 상반기 4명으로 정규직 채용을 줄였다.
지난해 상·하반기 130명을 뽑았던 한국투자증권은 아직 채용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업 가운데 지난해 정규직 190명을 뽑은 산업은행은 올해 고졸 정규직 20명만 뽑은 상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당장 채용인력 축소에 나서고 있다"며 "현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핵심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양질의 일자리'라 불리는 금융권의 일자리 수는 줄어드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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