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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의존한 '수급구조 취약' 탓

[국제 금융시장 '검은 월요일'] 충격 왜 심했나<br>기관ㆍ개인, 대량 급매물 받아줄 능력 없고<br>1년간 세계최고 상승따른 차익매물도 가세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은 외국인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곤두박질한 것은 국내증시의 취약한 수급구조 여건을 여실히 보여준다. 외국인 주도장세에 이끌리다 보니 국내 기관과 개인의 수급기반이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주도장세에서 한국증시가 급등했기 때문에 한국증시의 충격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외국인의 시각이 다시 긍정적으로 전환될 때까지는 당분간 보수적인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1년간 가장 크게 상승한 데 따른 '반작용'=
이날 서울증시가 급락한 것은 최근 1년간 전세계 증시 중 가장 상승폭이 컸다는 데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3월17일 515.24포인트를 바닥으로 랠리를 시작, 올 고점인 지난 4월23일의 936.06포인트를 기록할 때까지 1년여 만에 무려 81%나 수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지수의 상승폭은 54%로 역시 큰 폭 상승했지만 서울증시의 상승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세계 증시의 동반 랠리를 선도해온 미국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의 상승폭 역시 28.6%, 47.1%에 그쳤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의 하락률은 4.80%로 서울증시보다 하락폭이 작았다. 전문가들은 “오를 때는 냄비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내릴 때는 급격히 식어버리는 취약한 한국증시의 체질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지수급락 막을 완충막이 없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금액 321억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가 하락폭이 컸던 이유는 매물을 받아줄 만한 완충막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주가지수 800선 밑에서 저가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의 급매물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의 경우 올 들어 여전히 10조원을 넘어서지 못하며 게걸음을 하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경우 투자자의 환매요구가 지난해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사실상 주식매수 여력이 크게 줄어든데다 주가폭락으로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한 손절매에 나설 수밖에 없어 주가 하락폭을 키웠다. 임송학 교보증권 이사는 “지수급락에 따른 프로그램 매수세 외에는 달리 주식을 살 만한 세력이 없는 허약한 수급여건이 한국증시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가 하락폭이 급격히 커진 것은 매수세가 탄탄하지 못한 상황에서 기계적인 매매인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진 여파가 컸다. 지난 1년 동안 외국인들이 사들이 물량에 비하면 최근 외국인 매도규모가 절대적인 측면에서 큰 것은 아니지만 질적으로 보면 매도세가 워낙 강한 데 비해 개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는 그렇지 못한 역학관계의 열세가 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스닥, 상대적인 하락세 커=
미국 금리인상, 차이나 쇼크, 고유가 등 대외악재 여건은 거래소ㆍ코스닥 모두 다를 바 없지만 코스닥시장 낙폭이 더 큰 이유는 상대적으로 최근 강세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코스닥시장의 경우 지수급락을 막아줄 대형 방어주가 없다는 점도 배경으로 지적된다. 신동인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방어주인 KTF가 지난달 거래소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지수하락을 막아줄 안전판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점도 급락세의 한 원인이 됐다. 외국인이 최근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는 했지만 사실상 개인투자자 선호종목이 많은 코스닥시장의 특성상 개인이 외면할 경우 지수가 곤두박질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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