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SK컴즈가 결국 '싸이월드' 운영에서 손을 뗀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28일 본부장 워크샵을 열고 경영난을 벗어나기 위해 핵심 서비스 분사와 인력조정을 포함한 강도 높은 사업구조 재편을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1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는 10년 만에 다시 벤처기업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1991년 벤처업체로 출발한 싸이월드는 2003년 SK컴즈에 인수된 후 페이스북의 원조 격인 '미니홈피'를 선보이며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2011년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악재에 이어 모바일 환경 적응 실패와 외산 서비스 확산의 결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때 3,500만명이 사용하던 싸이월드의 가입자는 최근 2,800만명까지 떨어졌다. 현재 SK컴즈는 싸이월드를 종업원지주회사(EBO) 형태의 벤처회사로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누적 다운로드 4,000만건을 기록한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싸이메라'의 분사도 검토하고 있다.
SK컴즈는 두 가지 핵심 사업을 정리한 후 검색 서비스 '네이트'에 주력할 계획이다. 보다 경쟁력 있는 검색을 위해 외부사업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네이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외산 서비스인 구글에도 밀려 업계 4위(1%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인력조정도 진행한다. 다음달 2일부터 13일까지 2주간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시행할 예정이다. 경영난에 대한 책임으로 이미 실본부장급 이상의 직책자 전원은 일괄 사표제출을 결의했다. SK컴즈는 지난해 말에도 경영난을 이유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전체 직원의 20%에 달하는 200~250명을 내보냈다. 현재 SK컴즈의 총 임직원은 750명 정도다.
SK컴즈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기업의 생존이 더 이상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며 "결국 재창업 수준의 파괴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절박함 속에서 과감한 사업구조 조정과 그에 따른 인력조정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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