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싱가포르,뉴리더의 꿈(홍콩반환 원년)

◎중화네트워크 중심축 부상/“홍콩정정 불안” 해외기업 아주본부 속속 이전/최적영업환경 제공 국제금융도시 위상 제고싱가포르의 창이 국제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정부기관과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는 CBD(Central Business District)까지 지나면서 느낀 인상은 국가 전체가 하나의 정원이라는 점이다. 도로 양옆에 도열해 있는 야자수를 비롯, 모든 땅에 사람의 손길이 닿아 있다. 홍콩이 정부의 최소간섭아래 자유분방하게 움직이는 기업들의 천국이라면 싱가포르는 잘 정돈된 국토가 보여주는 것처럼 정부의 개발주도로 기업이 힘차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질서정연한 나라다. 서울시 면적에 인구 3백만의 소국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경제구조를 가진 선진국 싱가포르. 84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설된 싱가포르 금융선물시장(SIMEX)은 85년 53만9천건의 연간 거래규모가 94년 2천4백6만건으로 급증하면서 시카고, 런던과 함께 3대 선물시장으로 부상했다. 하루 외환거래액은 이미 지난 94년 1천억달러를 넘어서 세계 4대 외환시장. 외환보유고 7백3억달러로 싱가포르 달러는 어느 통화보다 그 안정성을 자랑한다. 싱가포르는 이에 만족치 않고 국가 전체를 정보도시 국가인 하나의 「지능섬」으로 개조, 선진국중에서도 으뜸에 서려 하고있다. 지난 92년 21세기초까지 국토 전체를 단일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한 「지능섬」으로 만든다는 정보화백서(IT 2000)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해 IT 2000의 구체적인 일정을 담은 「싱가포르 원(I)」계획을 국내외에 선포했다. 오작동 총리가 발표한 이 프로젝트의 골자는 2천4년까지 정부, 기업, 가정, 학교 등의 모든 컴퓨터를 초고속 통신망으로 연결시켜 3백만 싱가포르 국민은 물론 싱가포르의 정보통신망 이용을 원하는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파격적인 가격으로 각종 첨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I」사업의 착수에 앞서 이미 정보고속도로 구축에 필요한 인프라 시설투자를 거의 끝냈다. 92년부터 약 10억달러를 들여 전체 국토 지하에 1만6천여㎞의 광케이블을 매설한 것을 비롯, 데이타베이스 구축 등 정보인프라 건설에 지난 몇년간 정부가 쏟아부은 직간접 예산은 수십억달러에 이른다. 국가 정보기술위원회 위원장인 테오 치 히안씨는 『국토가 좁고 천연자원없는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선 정보도시로 탈바꿈하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다』고 말한다. 싱가포르가 그만큼 IT 2000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전산위원회(NCB)의 홍보 책임자인 타이 레이 켕은 『미 시장조사기관인 액티브미디어에 따르면 기업들의 지난해 전자상거래를 통한 매출이 전년보다 4배 늘어난 1백12억달러에 달했다』며 싱가포르 정보화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물론 이같은 노력에는 외국기업이 영업활동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함으로써 싱가포르의 국제 무역·금융도시로서의 위상을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여기에 홍콩반환이라는 호재가 싱가포르에게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97년 이후 홍콩의 정정불안에 대비, 세계 굴지의 미국 증권사인 골드만 삭스가 이미 아시아 지역본부를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옮겼다. 퍼스트 시카고 은행도 당초 홍콩에 지역본부를 설립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급성장하는 동남아시장을 겨냥해 지난 11월부터 싱가포르에서 지역본부 업무에 들어갔다. 싱가포르는 또 중국 통치에 불안감을 느끼는 홍콩의 우수한 인력을 흡수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다. 89년부터 5년이상의 직장경험과 1만1천홍콩달러(1백10만원)이상의 월급을 받는 홍콩인들에게 이민허가를 내주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 금융기관 유치노력도 금융시장 활성화의 빼놀 수 없는 요소다. 국내외기관 할 것 없이 역외금융에 대한 법인세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10%. 유럽과 동경이 60%, 56%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셈이다. 국제금융센터와 함께 싱가포르 경제의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첨단제조업. 싱가포르 전체 1만개 제조업체중 소니, 지멘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 기업 2백개를 포함해 5천개가 외국업체다. 유수 다국적기업이 진출함으로써, 또 싱가포르업체들은 다국적기업의 부품하청업체로서 싱가포르 정부는 고용문제를 해결하고 세원을 확보하는 셈이다.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6.7%로 28.8%를 차지하고 있는 금융서비스업과 함께 싱가포르 산업을 지탱하고 있다. 제조업중 반도체, 컴퓨터 등 전자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43.7%로 싱가포르는 고부가가치 첨단제조업으로의 산업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윤성곤 싱가포르 대한무역진흥공사(KOTRA) 무역관장은 『지난해 반도체경기 위축에도 불구, 싱가포르는 윈도95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수출호조로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말한다. 그만큼 경제구조가 첨단산업화돼있어 불경기를 타지 않는다는 얘기다. 싱가포르 정부는 또 첨단기업들의 R&D 투자시 세금공제를 해주고 선도산업이나 BHQ(기업본부)로 지정되면 법인세를 27%에서 10%로 감면해준다. 디지털 이큅먼트에서 일했었다는 조안 탄 SGS톰슨 홍보책임자는『정부의 세제혜택도 중요하지만 더욱 매력적인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항만시설과 잘 발달된 통신체계다』고 말한다. 싱가포르 항만은 현재 연간 컨테이너 처리능력이 1천4백만TEU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가 최근 6천명의 아시아 기업인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무려 73%가 지역본부로 홍콩이 아닌 싱가포르를 선택했다. 단지 홍콩반환이라는 정치적 요소때문만은 아니었다. 부동산가격, 통신비 저렴 등 기반시설이 앞설 뿐 아니라 기업활동이 더 편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인구의 77%가 화교인 싱가포르는 이같은 자신감으로 중국에 적극 진출, 범아시아 화교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93년 홍콩서 열린 제 2회 세계 화상대회 개막연설에서 이광요 싱가포르 전수상은 『전세계 화상들은 단결해야 한다.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상호접촉의 기회를 늘려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화교의 기술, 금융자산과 중국의 인구, 자원이 결합하는 네트워크」를 제시했다. 싱가포르 최대 관광명소인 센토사 섬.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거대한 사자상의 눈에서 일직선의 레이저 광선이 뿜어져 나오는 가운데 크리스마스 시즌 맞이 특별 레이저 공연인 「The Rise of Merlion(사자의 비상)」이 펼쳐지고 있다. 공연 막간을 이용, 사회자 진행에 따라 관람객들은「우리는 아시아인」이라는 노래를 열창한다. 싱가포르인이 많지만 관람객들 상당수가 중국인, 홍콩인들이다. 이들이 부르는「우리는 아시아인」이라는 노래가「우리는 중화인」처럼 들린다. ◎인터뷰/장 클로드 마켓 SGS톰슨 싱가포르 지역본부장/파격적 세혜택·기반시설 우수/경영여건 홍콩보다 휠씬 유리 싱가포르 30개 공업단지중 하나인 앙 모 키오에 있는 반도체 회사인 SGS톰슨싱가포르법인을 찾았다. 공업단지라곤 하지만 길가에는 잘 꾸며진 정원수가 심어져 있고 소음이 하나도 없어 전원풍의 주택가같은 느낌이었다. SGS톰슨 싱가포르법인은 지난 69년 싱가포르 토파이오에 반도체 조립공장을 설립한 후 94년 현지 진출 외국기업으로선 처음으로 「기업본부」(BHQ:Business Headquarter) 지위를 획득, 법인세를 감면받았다. SGS톰슨은 네델란드에 기업등록이 돼있고 본사는 프랑스에, 세계 23개국 57개 유통망을 갖춘 싱가포르 진출 다국적기업의 전형이다. ­홍콩반환이후 다국적 기업들은 홍콩과 싱가포르 중 어디를 지역본부로 설정할 것이라고 보는가. ▲대부분이 싱가포르를 선택할 것이라고 본다. 반환에 따른 홍콩의 정치불안때문만은 아니다. 싱가포르가 기반시설 이용에 드는 비용이 저렴할뿐 아니라 기업활동이 편리하다. ­홍콩이 아닌 싱가포르를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로 선정한 이유는. ▲홍콩은 건물임대료 등 제반 기간시설을 이용하는 비용이 너무 높다. 싱가포르는 통신비가 인근국가의 1/3밖에 안되는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이 뛰어나고 해외인력고용이 수월하다. 입주후 10년간 법인세가 면제되는 등 싱가포르 정부의 첨단기업유치 정책도 본부선정의 주된 요인이다. ­SGS톰슨 싱가포르법인의 현황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관할하는 싱가포르 지역본부의 매출은 94년 6억1천9백만달러에서 95년 9억3천만달러로 급증하면서 그룹내 매출비중이 유럽지역 다음인 26%를 차지했다. 반도체 조립공장 생산량의 경우 이 지역이 그룹매출의 75%에 이르고 있다. ­싱가포르법인이 관할하는 지역은 어디까지인가. ▲싱가포르 지역본부는 일본을 제외한 전아시아지역을 총괄하는 심장부다. 싱가포르 앙모키오의 웨이퍼공장과 토 파이오의 반도체 조립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물품이 로양 물류센터를 통해 아시아로 퍼져나간다. 로양물류센터는 하루 2대 점보제트기 분량을 처리, 연간 6백대 점보제트기의 양을 소화해 내고 있다.<싱가포르=이병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