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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출신 공무원 1세대 후배위해 자진용퇴 눈길
입력2003-04-29 00:00:00
수정
2003.04.29 00:00:00
정승량 기자
“35년간 국가를 위해 봉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방식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겠다며 자진 용퇴하기로 한 이한억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56)이 후배들의 안타까움과 함께 공경의 시선을 받고 있다. 이 위원의 퇴진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임기를 20개월이나 앞둔데다 육사출신 공무원 1기(期)라는 점 때문이다.
이 위원이 군인생활을 접고 공무원생활을 시작한 것은 지난 77년. 박정희 정부는 `학연과 혈연으로 점철된 공무원사회에 국가관이 투철한 군장교를 투입해 쇄신하겠다`는 취지로 당시 육사출신 장교들의 공무원 전환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위원은 이 프로젝트에 따라 공무원으로 전환된 1세대 육사출신 엘리트 장교. “200명 육사 동기생중 100여명이 소령계급장을 떼고 5급 사무관에 임명돼 중앙정부 각 부처에 배치됐다”고 한다. 이 위원의 첫 보직은 경제기획원 사무관.
공무원 조직에서 소수에 불과했던 이들 육사출신 엘리트 장교들은 발령 첫날부터 혹독한 공무원 체질로 전환을 강요받았다. 그는 “처음 얼마동안은 일부 동료나 상사들이 마치 `정보원`처럼 인식하는 바람에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이렇게 시작한 공무원 생활 27년만인 지난해 1월 그는 관료사회의 꽃이라는 1급으로 승진했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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