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정인 제주항공의 공모가 범위가 장외시장 거래 가격의 40~50% 수준으로 정해지면서 공모주 투자 열기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삼성SDS를 필두로 올해 펩트론·코아스템 등 공모가 수준과 장외가격 간의 '괴리'가 컸던 기업들이 대부분 상장 이후 큰 폭 상승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제주항공은 희망 공모가 밴드로 주당 2만3,000~2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번 공모가 범위는 최근 제주항공의 장외 거래 가격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 거래시장인 K-OTC에서 제주항공은 지난 24일 5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23일에는 6만6,000원에 거래가 체결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의 희망공모가 범위가 기업의 성장 잠재력에 비해 다소 보수적으로 산정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장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국내외 기업 11곳을 비교 기업 군으로 선정해 적정 주가수익비율(PER)을 도출한 후 이를 제주항공의 주당순이익(EPS)에 곱하는 방식으로 주당 가치를 산정했다. 이 과정에서 저가 항공 산업이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류돼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은 해외 기업이 대거 비교기업군에 포함되면서 제주항공에 적용된 PER가 20배 안팎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말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해 주가가 지지부진한 말레이시아 계열 저가항공사(LCC)인 에어아시아가 비교 기업 군으로 포함된 것도 전체 PER를 끌어내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저가항공 산업이 초기 성장 단계에 진입한 중국의 경우 LCC 업체들의 PER가 25배 이상"이라며 "제주항공의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고 산업 자체의 성장 잠재력도 큰 만큼 25배 안팎의 밸류에이션을 부여했어도 크게 무리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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