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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알뜰주유소'

공급업체 선정 후 입찰가 재조정

현대오일뱅크 ℓ당 2.5원씩 올려

가격도 일반주유소와 큰차이 없어

영업을 중단한 서울의 한 알뜰주유소. /=연합뉴스

정부가 치솟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시중 주유소보다 리터당 최대 100원 정도 싸게 판매하겠다며 도입한 알뜰주유소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공급한다는 당초 취지가 퇴색된데다 업체 선정과 품질 문제로 업계의 갈등을 부추기는 만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6월 알뜰주유소 공급업체를 선정한 후 최저가 입찰가를 재조정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부좌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알뜰주유소 1순위 공급업체로 선정된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입찰 당시 제시했던 가격보다 리터당 26%(2.5원) 인상한 최종 가격으로 석유 제품을 공급했다. 2순위 업체인 SK에너지는 7%(0.97원) 인하된 최종가격으로 조정했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입찰가와 최종 가격이 달라지면서 '최저가로 기름을 공급한다'는 알뜰 주유소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현대오일뱅크 등은 "계약 내용에 공급업체 선정 이후 사후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유가가 입찰 당시보다 인상돼 입찰가대로 공급하기 어려운 경우 혹은 입찰 과정에서 업체들이 제시한 가격이 다소 비싸 더 가격을 끌어내려야 할 경우 등을 감안한 조항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도 오르지 않았는데 한 업체는 공급가격을 올려주고 또 다른 업체는 내려준 꼴"이라며 "석유공사가 해당 기업들의 편의를 지나치게 봐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알뜰주유소 공급업체 선정과 관련한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석유공사가 수의계약을 통해 삼성토탈을 알뜰주유소 공급업체로 선정한 것이 쟁점이 됐다. 올해 입찰에서는 삼성토탈이 이전까지 경유를 취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알뜰주유소 경유 공급업체로 선정돼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밖에 알뜰주유소가 가짜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돼도 정부 지원금을 환수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보통휘발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SK에너지가 리터당 1,832.07원, 알뜰주유소(자영)가 1,768.05원으로 격차가 64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알뜰주유소 제도가 도입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시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알뜰주유소는 2011년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나들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질책하자 정부가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이다. 현재 운영 중인 알뜰주유소는 1,080여곳(6월 기준)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전체 주유소의 10%인 1,30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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