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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콜금리 인상 '딜레마'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방향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한은은 부동산가격 속등, 주식시장의 활황에 따른 유동성증대 및 소비심리회복 등으로 금리를 상향 조정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보면서도 경기에 대한 파급효과를 고려해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오는 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인상문제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긴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 문제를 쉽게 꺼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등을 중심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정부 당국자들은 물론 민간연구소들조차도 이를 공론화하기를 꺼리는 모습이다. 물론 한은에서도 일부는 금리 인상 필요성을 조심스레 밝힌다. 어차피 하반기에는 대통령선거 등으로 물가불안 압력이 클 수 밖에 없어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그 배경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까지 소수 의견에 불과하다. 특히 섣불리 얘기를 꺼냈다가는 뒷감당이 어렵다는 우려 때문에 그 누구도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한은은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자는 유보적인 태도다. ◇경기 및 물가진단=한은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회복이라고 볼 수는 없어 통화정책에도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지배적인 기류다. 정명창 조사국장은 "지난 1월 수출이 감소세를 보인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말하기는 이르다"며 "미국 경기의 회복세도 그리 빠르지 않은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물가문제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편다. 올들어 1ㆍ2월 연속 물가가 오름세를 보였지만 아직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정규영 정책기획국장은 "2월중 물가상승은 주로 농ㆍ수ㆍ축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것으로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며 "물가불안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정 국장은 "현재로서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큰 문제로 앞으로의 가격동향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금리 인상 여부=경기 및 물가동향에 대한 신중론에서도 알 수 있듯 콜금리는 현행 4%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7일 정례회의를 열고 3월중 금리운용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당장 금리를 인상하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경기가 소비 등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파급효과가 너무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금통위 관계자는 "경기가 막 회복 국면에 들어선 마당에 '재'를 뿌릴 일이 있느냐"며 콜금리 상향조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 둔화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은 내부에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해 통화정책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는 금리 등 거시정책 수단보다는 미시적인 정책 수단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보적 입장이 대세인 반면 금리인상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도 고개를 든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금리를 상향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반기에 들어서면 대통령 선거 등으로 통화긴축이 어려울 수 밖에 없어 선제적인 금리인상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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