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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호황' 끝 "스태그플레이션 걱정할 판"

본격 하강국면 진입 신호


그동안 정부가 경기하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때 반박논리로 내세운 것 중 하나가 민간소비의 성장세다. 사실 민간소비는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올 2ㆍ4분기까지 4% 이상 성장하며 그나마 한국 경제를 지탱해준 원동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통계청의 7월 소비자전망 조사 결과는 이 같은 정부의 분석을 무색케 하기에 충분했다. 소비자기대지수 6개월 연속 하락, 18개월 만에 최저치 추락은 어느 정도 예상은 됐으나 내용이 훨씬 심하다. 연령ㆍ소득대별 기대지수를 보면 어느 것 하나 좋은 징표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어둡기만 하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ㆍ생활형편을 의미하는 평가지수도 78.7로 전월보다 3.2포인트 떨어지면서 4개월 연속 하락, 지난해 8월의 78.3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동시에 적자가계도 늘고 있다. 1년 전과 현재 가계수입 변동을 나타내는 가계수입평가지수는 90.8로 전월보다 2.1포인트 하락했으며 가계수입이 감소했다는 가구가 29.5%로 0.9%포인트 늘어난 것이 단적인 예다. 정창호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이에 대해 “고유가와 환율 등 불안요인에다 북한 미사일 문제, 중동 문제가 겹쳐 경기에 대한 기대가 꺾였기 때문”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도 “빠르게 회복됐던 경기가 점차 잠재 수준의 성장세로 안정화되는 단계”라며 여전히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같은 소비심리 급랭을 고려해볼 때 5개월 연속 하락행진을 이어가는 경기선행지수의 지속 추락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사실상 1년여가량의 반짝 호황을 마무리짓고 하강국면으로 진입한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설상가상으로 하반기에는 고유가 등에 따른 영향으로 공공요금 인상이 대거 계획돼 있다. 하반기 이후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가 잔뜩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볼 때 “더블딥은 기정사실화되고 스태그플레이션마저 걱정해야 할 단계가 아닌가”라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역시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심리 급랭 등 각종 경기지표가 전하는 내용은 한국 경제가 정부의 장밋빛 전망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악화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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