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설비투자로 블루오션을 창출한다.’ 고유가 속 경기침체로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소위 ‘잘 나가는’ 중소기업들이 국내외에서 생산 라인 신축 등 과감한 투자활동에 나서고 있다.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잉크테크와 은성코퍼레이션ㆍ엔터기술 등 세계 일류급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개발과 늘어나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한 설비투자로 경쟁업체보다 한발 앞서나가며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내고 있다. 잉크젯 기술 전문기업인 잉크테크는 50억원을 투자, 내년 2월 경기도 평택 포승에 제2공장을 마련한다. 이곳에서 프린팅 공정기반의 전도성 전자산업용 잉크로서 전자태그(RFID) 및 인쇄회로기판 등에 폭 넓게 적용되는 차세대 전자소재로 자체 개발한 ‘투명전자잉크’를 생산할 계획이다. 동남아 시장 점유율 1위 등 세계 120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이 회사의 정광춘 사장은 “이 제품만으로 내년에 200억원, 2007년에는 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용 섬유 전문기업으로 세계 극세사 클리너 시장의 2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은성코퍼레이션은 오는 11월 초께 충북 음성에 초고효율 필터인 울파(ULPA)필터 생산을 위한 제2공장을 완공한다. 2007년께 이 부문에서 예상되는 연 매출만도 최소 100억원에 달한다. LCD TV 등 디지털 가전기기 전문기업인 우성넥스티어도 최근 본사와 공장을 통합해 원주로 확장, 이전하는 것과 함께 생산 라인도 기존의 8배나 확장된 연산 24만대 규모를 갖췄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업체도 있다. 마이크형 영상 노래반주기와 음악 콘텐츠를 세계 50개 국에 수출하고 있는 엔터기술은 연내에 1차적으로 약 100만달러를 투입해 중국 선천에 공장을 임대, 이곳에서 노래반주기와 노래 팩(pack)을 포함해 연간 100만대 규모의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경호 엔터기술 사장은 “가격경쟁력 확보와 중국 내수시장 공략거점 확보 등을 위해 선천에 공장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엔터기술은 생산기지 이전과 함께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에서 2,000여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 종합상사 이토추와 업무제휴, 유통망까지 확보한 상태다. 이렇듯 과감한 투자를 하는 중소기업들이 일부 있지만 아직 중소 제조업 전체로 투자 분위기가 확산되지는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중소 제조업체 가운데 설비투자를 한 기업의 비율을 나타내는 설비투자 실시업체 비율이 지난해 7월 16.1%에서 올 7월에는 13.8%로 떨어졌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위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템과 기술을 가진 유망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는 경향은 있다”면서 “기존 중소 제조업체에까지 투자 분위기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담보대출 관행 등 경영여건이 개선돼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지고 산학연계 등을 통한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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