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지일(多樂之日). 베이커리전문점 ‘뚜레쥬르’의 중국내 브랜드 명칭이다. ‘즐거움이 가득한 하루’라는 뜻으로 신선한 빵을 매장에서 직접 구워 중국인들의 입을 즐겁게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뚜레쥬르는 지난해 8월 베이징에 첫 점포를 내고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2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출발은 산뜻하다. 뚜레쥬르는 당초 계획했던 목표보다 25% 가량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정진구 CJ 외식서비스부문 총괄대표(62ㆍ사진)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아직 시장 적응력을 더 키워야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적응기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베이커리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야심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올해 3~4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베이징 이외의 지역으로도 진출한다. CJ 외식 브랜드들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브랜드다. 내년부터 해외 가맹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다. 뚜레쥬르가 선봉장 역할을 맡을 것이다” 뚜레쥬르는 중국에 진출하면서 진출 지역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시장성을 놓고 볼 때 상하이로 진출하는 것이 타당했다. 하지만 일찍 시장개방이 이뤄진 상하이는 이미 다국적 브랜드들의 각축장이 된지 오래다. 반면 베이징은 상하이에 비해 외식산업이 다소 뒤처져있지만 ‘올림픽 특수’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정대표는 “경제규모는 상하이가 더 크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북동부 지방에 큰 변화의 모멘텀을 가져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났다. 중국내 베이커리 시장은 연평균 15%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며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은 타지역에 비해 밀가루 소비량이 높고, 남방지역의 주식이 쌀인데 비해 빵을 주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베이징은 중국 전체 평균에 비해 10배 이상 빵소비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빵소비가 공장에서 만드는 양산빵에 치우쳐 있어 즉성빵 소비는 아직 미미한 수준. 그만큼 뚜레쥬르와 같은 즉석 베이커리 업체가 공략할 여지가 크다는 볼수 있다. 베이징내 베이커리 시장의 절대 강자가 없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미다미, 호리래와 같은 대만이나 싱가포르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제품 품질과 서비스가 국내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고 뚜레쥬르는 판단하고 있다. 정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기업형 베이커리 시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면서 “중국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현지화된 메뉴를 개발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내 뚜레쥬르 매장은 국내 카페형 매장을 모델로 하고 있어 매우 고급스럽다. 60평 정도의 규모로 매장에 인터넷을 설치해 젊은층 고객을 배려했다. 제품도 음식의 식감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춰 바게트와 같은 딱딱한 빵류보다는 대부분의 뚜레쥬르 제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로우송(말린 고기가 뿌려진 빵)’이나 말린 새우, 조림 닭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넣은 제품 20여가지를 개발했다. 가격은 국내 보다 약 20% 정도 싸게 책정했다. 하지만 중국 내 물가 수준을 감안하면 이 역시 프리미엄급에 해당한다. 중국내 베이커리보다 약 10~15% 비싸다. 제품에 필요한 모든 원재료는 현지화했다. 국내에서는 냉동생지를 이용해 점포에서 구워내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지만 공장이 필요한 점포수가 생기기 전까지 모든 제품을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1~2년 이후 점포수가 확보되면 ‘중앙공급식 주방(Central Kitchen)’을 설립해 냉동생지를 생산, 점포에 보급할 계획이다. 뚜레쥬르는 중국에 앞서 미국에도 매장을 운영중이다. 지난 2004년 5월 LA에 1호점을 낸데 이어 지난해 2호점을 오픈했다. 1호점은 숍인숍, 2호점은 로드숍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품 컨셉트는 국내 제품을 그대로 유지하고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염도, 중량 등을 조정했다. LA 현지에 중앙공급식 주방을 설립하고 냉동생지를 만들어 점포로 공급하고 있다. 미국 내 뚜레쥬르는 미국인들이 즐겨먹는 가벼운 빵류와 음료를 기본으로, 국내의 단과자류와 다양한 케이크 등을 접목시켜 미국인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정대표는 “미국은 빵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매장이 거의 없다”면서 “베이커리를 기본으로 다양한 아이템을 접목하는 등 현지 실정에 맞는 새로운 매장 컨셉트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운영중인 뚜레쥬르는 모두 직영점이다. 뚜레쥬르는 앞으로도 현지의 정확한 시장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직영점 위주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인력, 원자재에 대한 가맹 인프라가 구축되고 공장 개설 및 유통에 대한 사업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맞춰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뚜레쥬르는 올해 미국 2~3개, 중국 3~4개 점포를 추가 오픈하고 내년부터는 LA, 베이징 이외의 도시로 점포를 확장할 계획이다. 또 올해 안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새로운 점포를 오픈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현재 590개인 국내 점포수도 700개로 늘린다는 목표다. 정대표는 “올해를 미국과 중국 시장 적응력을 완성하는 해로 잡고 있다”면서 “토종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로 탈바꿈시키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