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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이것이 급소] <29> FTA와 한미동맹

"한미관계 강화·북핵해결 발판 놓는듯"<br>일부 "경제 보다 외교·안보적 효과 노려"<br>"되레 中·북한 자극해 부담 가중" 우려도


참여정부가 데드라인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2의 개항에 비견되는 국가적 대사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급박하게 추진하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특히 한미 FTA는 여권의 전통적 지지세력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FTA 추진 배경에 의문을 품게 됐다. 더군다나 대선 정국이라는 회오리가 기다리고 있는 시점이다. 민간 학계나 단체는 물론 정부 일각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정확한 속내를 알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사정 때문이다. 한미 FTA는 그동안 참여정부가 줄기차게 강조해온 ‘양극화 해소’ 이슈와도 어느 정도 충돌하는 측면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때문에 참여정부가 한미 FTA를 일관되게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무역확대 ▦서비스산업 고도화 ▦대외신인도 개선 및 외국인 투자증대 등 예상되는 경제효과도 있겠지만 한미 동맹을 강화,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삼으려는 외교ㆍ안보적 측면도 상당 부분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경제협정인 한미 FTA가 군사ㆍ안보 분야의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교ㆍ안보적 실익은 분명하지 않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오히려 중국을 자극해 외교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형편이다. 미국은 이미 여러 차례 한미 FTA가 중국의 아시아 패권을 저지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임을 솔직히 털어놓고 있다.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미국이 FTA를 통해 한미 동맹의 균열과 반미감정 등을 보완하는 한편 각각 경제ㆍ군사적 측면에서 한국을 대중 견제의 교두보자 전초기지로 삼으려 한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한미 FTA가 미국의 대(對)아시아 개입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해 정치ㆍ외교적인 기대가 상당함을 분명히 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들도 “FTA가 양국 동맹을 보다 호혜적이고 포괄적으로 승격시키는 의미가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경제관계가 긴밀해지면 한반도 안정과 평화가 미국의 경제적 이해와 직결돼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보다 유연해질 수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이와 관련,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미국보다 경제효과가 더 큰 FTA도 있어 경제적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한미 FTA와 대북 문제 빅딜설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고 밝혔다. 유현석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이 이스라엘ㆍ요르단과 FTA를 체결한 것에서 보듯 FTA가 외교전략의 한 수단임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간 경제적 연관성이 높아진다고 해서 곧바로 우리의 외교ㆍ안보적 국익이 극대화될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는 “경제와 외교안보 분야를 담당하는 조직과 사람이 달라 FTA가 군사ㆍ외교적인 측면에 직접적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은 각각 다른 국내적 이해관계가 있고 한미 양국과 제3국(중국ㆍ일본ㆍ북한 등)간 관계도 개별적인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배성인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는 “FTA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중국의 소외현상과 북한의 반발만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한미 FTA를 둘러싼 문제는 이처럼 복잡하기 이를 데 없다. 유 교수는 “한미 FTA가 중국ㆍ일본과 FTA를 체결하는 데 유리한 효과를 얻도록 하고 정부의 동북아시대 구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 FTA는 비단 경제적인 이슈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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