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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訪러 `안하나 못하나`
입력2003-07-27 00:00:00
수정
2003.07.27 00:00:00
김민열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러시아를 안 가는 것일까? 못 가는 것일까?”
노 대통령의 연내 러시아 방문이 불투명해지자 이 같은 궁금증이 정부 안팎에서 확산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당초 8월말 러시아 방문을 타진했지만, 러시아측이 `10월 방문`을 원하고 있다며 연기된 바 있다. 그러나 10월에는 노 대통령이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회의(ASEAN+3) 등 국제회의 참석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현실적으로 러시아 방문이 힘든 실정이다.
러시아가 노 대통령의 8월 방문에 난색을 표명한 표면적 이유는 `러시아의 전통적인 휴가철이어서 일정 조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001년과 2002년 연속 8월에 러시아를 방문, 정상회담을 했다. 더구나 작년엔 김 위원장의 극동 방문 일정에 맞춰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비행기로 9시간 거리인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날아왔다.
러시아가 노 대통령의 8월 방문 계획에 소극적인 것은 대외적으로 북한 핵 문제에 있어 한국 정부의 편을 들어주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부적으로는 오는 12월 총선과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여서 국내 민심을 도닥거리는 것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즉 그동안 김정일 위원장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러시아가 북한의 심리를 건드려가면서까지 한국의 편을 들어줄 만큼 경제교역 규모가 크지 않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외에 한국 정부가 미국, 일본, 중국 등에 비해 러시아를 무시해 왔다는 자체 인식에 따른 대응 차원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한 외교소식통은 “선거를 앞두고 가장 우선 순위에 두는 경제교류에 있어 남, 북이 특별한 영향력이 없는 상황이여서 러시아는 북 핵 문제에 있어서 어느쪽의 편도 들어주지 않는 방관자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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