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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객 억류파장] 경협등 걸림돌 우려
입력1999-06-22 00:00:00
수정
1999.06.22 00:00:00
연성주 기자
지난해 11월 첫배를 띄운 금강산 관광사업이 북한의 금강산 관광객 억류사태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금강산 관광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남북경협사업을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원만하게 타결되지 못하면 대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남북경협사업은 당분간 차질을 빚게 되고 외자유치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는 그동안 크고 작은 돌발사태에도 불구하고 금강산 관광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됐으나 이번 사태가 불거진 경위와 정부가 어느때보다 신속하게 금강산사업 중단을 경고할 만큼 강경태도를 보인 배경을 알아보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북한의 명백한 합의 위반이다』며 『중국 베이징(北京)과 장전항 현지에서 북한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는 금강산사업 6개월을 맞아 지난 16~19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측과 금강산사업 종합토론회를 갖고 남북경협사업 전반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남북경협을 정치·군사적인 문제와 분리하기로 합의를 하고 남북한 농구경기개최에 합의했다. 또 서해안공단과 평양실내체육관 건설도 계획대로 추진키로 결정했다.
현대는 특히 금강산사업을 확대하기로 북한측과 원칙적으로 합의한지 불과 3일만에 이번 사태가 발생하자 상당히 어려운 입장이다.
현대는 장전항에서 정봉두현대상선이사와 북한측 관광총회사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김고중(金高中)현대아산 부사장도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측과 민영미씨의 석방을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 결과에 따라 향후 일정이 결정된다고 밝혔다.
금강산사업을 추진하면서 관광객들의 신변안전은 절대로 보장한다고 큰소리 쳐 왔던 현대는 이번 사태가 일어나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는 『그동안 금강산 관광사업을 추진하면서 관광객의 신변안전과 편의보장 확보에 최대역점을 기울여왔다』며 『북측과 합의한 각종 계약서 및 부속서에 「신변안전과 편의 및 무사귀환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북한사회안전상 명의의 신변보장 보장각서를 확보하는 등 어떤 경우에도 관광객 안전은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억류사태로 북한측의 신변보장 보장각서는 언제든지 휴지조각으로 변할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현대와 금강산관광 대리점에는 이날 오전부터 금강산관광이 계속되는지 여부를 물어오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이날 오후 현대풍악호를 타고 금강산으로 떠날 예정인 관광객들로부터 예정대로 출발이 가능한지 여부와 함께 관광을 떠나도 신변에 이상이 없는지 등을 물어오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또 최근 있었던 서해안에서의 교전사태가 금강산 관광객들로부터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과는 달리 벌써부터 관광을 취소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있어 현대는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민씨가 오늘중이라도 풀려나면 금강산 관광사업은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면서 『서해안 교전사태때와는 달리 금강산관광에 대한 국민들의 직접적인 불안감이 높아져 향후 관광사업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개월동안 금강산 관광사업기간중 북한측에 의해 관광이 차질을 빚은 것은 모두 3차례. 지난 1월 30일 북한측이 금강산 사업대가 미지급을 빌미로 금강호의 장전항 입항을 20시간가량 지연시켰으며 지난 5월 17일에는 세번째 관광선인 풍악호의 입항을 절차상 미비를 이유로 거부했다.
금강산사업이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을 경우 현대는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입게 된다. 현대가 이날 현재까지 금강산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2억1,100달러로 우리돈으로는 2,500억원에 달한다. 현대가 금강산 관광대가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2,500만달러씩 모두 1억5,000만달러를 지불했다. 또 장전항 부두시설, 온정리휴게소와 온천장 등 편의시설, 도로·출입국관리소 건설에 6,100만달러를 투자했다.
반면 지난 11월 18일이후 138항차의 관광선에 승선한 관광객은 모두 8만7,000여명으로 관광수입은 900억원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1,600억원가량 적자라는 계산이다. 물론 현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금강산관광사업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현재의 적자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금강산에 골프장, 카지노, 스키장, 호텔 등 유흥시설이 들어설 경우 투자금액을 회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금강산관광사업이 자체적인 흑자를 노린 사업이라기보다 대북경협사업을 염두에 둔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북경협사업의 선두격인 금강산관광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현재의 적자는 그대로 손실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연성주 기자 SJY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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