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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회식 시즌이다. 일제히 소주나 맥주, 또는 폭탄주를 돌리던 예전과 달리 요즘 들어서는 기업이나 부서 성격에 따라 자신들만의 독특한 회식주를 마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예전보다 술을 덜 마시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자사에서 생산하는 음료를 소주에 타 마시는 개성 만점 웰빙 회식주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상 직원들의 회식 자리에는 ‘청정원 마시는 홍초’가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대상이 내놓은 마시는 홍초는 다이어트와 미용에 관심 있는 여성을 위한 제품으로 관심을 모은 제품. 하지만 우연히 한 직원이 소주에 타 마셔본 이후로 독주의 쓴 맛이 사라지고 새콤달콤 맛있다는 소문이 퍼져 전직원에게 사랑받고 있다. 실제로 식초의 초산에는 간을 해독하는 작용이 있어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 소주는 물론 맥주에 혼합해도 과일맥주처럼 맛있다는 것. 대상 홍보실 신동광 대리는 “홍초칵테일로 소주는 석류, 맥주는 자색고구마가 궁합이 잘 맞으며 최근에 출시된 복분자도 복분자주와 맛이 흡사하다”며 “다음날 숙취와 두통이 적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좋아한다”고 예찬론을 폈다. KT&G와 한국인삼공사는 인삼 농축액을 술에 혼합해 마시는 회식주가 인기다. 인삼주가 몸에 좋은 건 다 아는 사실인 만큼 회식주로도 사랑 받는 것은 당연한 일. 단 가격대가 비싼 만큼 자주 마시기는 쉽지 않다. 매실주 ‘매취순’을 생산하는 보해는 자체 매실 농장을 보유하고 있어 매실 과실이나 매실 농축액도 생산한다. 보해 직원들은 매실 농축액차인 ‘매원’을 휴대하고 다니며 즉석에서 매실주를 만들어 마신다. 예로부터 몸에 좋은 귀한 열매로 여겨져 온 매실은 천연 구연산이 많이 들어있어 약 3,000년전부터 건강 의약재로 사용돼 왔다고 한다. 중국의 신농본초경과 우리나라 동의보감에도 효능이 자세하게 수록돼 있을 정도. 제약업계도 자사에서 판매하는 드링크류를 소주에 섞어마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아제약은 드링크제인 ‘박카스’를 소주와 섞은 ‘박탄주’를 마시는가 하면 종근당은 자양강장제의 황제라는 의미의 ‘자황’을 섞어 이른바 ‘황제주’로 부르며 마신다는 것. 섞어마시는 회식주라고 반드시 알코올도수를 낮추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수 합병 등을 거친 업체의 경우 기업 문화 통합이라는 회사 사정을 감안, 다른 종류의 술을 섞어마시는 회식주도 있기 때문. 지난해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는 예전에는 회식 때 맥주만 마셨지만 인수 이후 진로와의 통합이 급선무라는 판단 아래 대부분의 직원들이 맥주와 소주를 섞어마시는 ‘소맥’을 즐긴다. 회사 관계자는 “올들어 소주 알코올도수가 20도 아래로 낮아지면서 소주맛이 부드러워 맥주와 섞어 마시면 맛이 좋은 것은 물론 크게 무리가 없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프랑스의 페르노리카 그룹이 영국의 얼라이드 도멕을 인수하면서 국내에서도 페르노리카 코리아와 진로발렌타인스가 올해 합병 작업을 마쳤다. 임페리얼, 발렌타인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진로발렌타인스는 페르노리카가 보유한 ‘제이콥스 크릭’이라는 와인과 위스키를 섞어 ‘드라큘라주’를 마시기도 한다. 물론 드라큘라주는 워낙 도수가 높기 때문에 자주 마시기는 어렵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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