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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가 찾는 지도자상/차동세 한국개발연구원장(송현칼럼)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한다. 요즘 경제도 위기감이 팽배해 있고 정치도 안개가 자욱해 국민은 불안해 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의 불안감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정치권에서는 다음 대통령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이냐를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 불확실성과 혼돈과 격변의 시기에 우리는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를 성공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영웅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을 수 있을 것인가.우리 국민은 이번에 뽑을 대통령이 많은 일을 해주기를 바라지만 그중에서도 다음 세 가지만은 반드시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첫째,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우리의 경쟁력을 회복시켜 경제를 안정성장 궤도에 올려놓는 일이다. 세계는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판도와 질서가 바뀌고 있고 세계 산업구조가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 세계는 지식과 두뇌 중심의 정보화 사회를 향하여 초음속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세계의 모든 나라는 경제적 국익추구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러한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인류사 대전환의 시기에 우리경제가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우리 국민은 불안에 휩싸여 있다. 이 불안감을 해소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둘째, 사회질서와 기강을 바로 잡는 일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성공의 대가를 값비싸게 지불하고 있다. 그동안의 경제발전은 우리의 생활을 크게 향상시켜 이제는 여름휴가를 외국에서 보내는 것이 아주 드문 일이 아니게 되었다. 또한 정치민주화도 크게 진전되어 이제는 더 이상 민주화할 과제를 찾기 어려울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우리의 반만년 역사에 경제발전과 정치민주화 두 가지 모두를 지금처럼 누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것을 잘 지키는 일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우리 주위를 보면 온통 무질서와 혼란 투성이다. 교통질서, 행락질서, 경제질서, 언론질서 뭐하나 제대로 지켜지는 것이 없다. 우리 사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기강이 무너지고 있다. 되는 일은 확실히 되고 안되는 일은 확실히 안되는, 기강이 확립된 사회를 만드는 일 또한 시급한 과제다. 셋째, 통일을 준비하는 일이다. 이제 통일은 분명 눈앞에 다가왔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정세는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주변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실정은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일촉즉발의 상황에 처해 있다. 북한의 경제사정으로 볼 때 북한은 언제 무너질 지, 무슨 일을 어떻게 저지를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일·중·러 등 주변 4강과의 긴밀한 협조관계를 통해 북한의 상황변화에 빈틈없이 대비하고 나아가 태평양시대를 주도하는 통일한국의 청사진과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민족웅비의 전략을 갖추어야 한다. 이렇게 막중하고 어려운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시대에 우리나라를 잘 끌고 갈 수 있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추어야 할 요건이 있다. 우선 세계정세와 우리의 현실을 정확히 판단하고 21세기에 우리가 지향하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냉철한 통찰력과 직관을 가져야 하며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는 소신과 지적 능력도 필수적이다. 지도자가 제시하는 비전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집단이기주의나 지역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판단력이나 논리적 사고 면에서 국민을 끌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갖추어야 할 덕목은 도덕성이다. 지도자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도덕성과 성실성 면에서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한다. 도덕성은 우선 약속을 잘 지키느냐,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일치하느냐로 평가할 수있다. 입장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국민을 속일 수 있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국가 경영능력이다. 사람만 좋다고 해서 나라를 잘 이끌어 가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생리, 구성원의 이해관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때로는 카리스마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힘있는 지도자의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이번에는 정말 우리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가 대통령으로 뽑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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