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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 인수전] LG그룹-프랑스 악사 2파전

오는 8일 투자제안서(MOU 드래프트)를 받을 예정인 대한생명 인수전이 LG그룹과 프랑스의 악사(AXA) 등 2강과 미국 메트로폴리탄 등 「2강 1약」의 3파전으로 좁혀지고 있다.반도체 빅딜로 자금을 확보한 LG와 세계 최대의 생보사인 악사 측이 대한생명 인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메트로폴리탄 측이 애초에 제시했던 매수가격을 올리지 않을 경우 당초 예상과 달리 LG와 악사의 2파전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게 금감위의 판단이다. ◇악사는 HSBC, 메트로는 뉴브리지= 금감위는 악사가 당장의 이익보다 한국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성을 중시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장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영업망과 보유자산 등 대한생명의 영업권을 높이 평가, 인수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위 당국자는 『메트로폴리탄보다는 악사가 대한생명의 영업권을 높이 평가, 10년 이상 장기전망을 가지고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영업권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은 대한생명의 가격을 높이 쳐주겠다는 의미. 대한생명의 자산 부족분이 2조9,000억원(금감원 실사결과)에 달하기 때문에 정부가 돈을 받을 수는 없다. 자산 부족분을 더 많이 메꿔주겠다는 인수희망자를 인수후보로 선정한다는게 정부의 복안이다. 때문에 악사가 메트로보다 유리한 입장이다. 메트로는 최근까지 10억달러(1조2,000억원)을 자체 자금으로 메우고 나머지는 정부가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감위 당국자의 말은 악사는 이보다 많은 금액을 내겠다는 입장을 우리정부에 전했다는 내용이다. 금감위 당국자는 『메트로가 좀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기존 입장을 쉽게 수정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건변경을 위해서는 이사회 결정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이익을 중시하는 미국 자본의 특성상 수년간 손실을 봐야 하는 가격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장기전략을 중시하는 악사와 단기적 이익을 선호하는 메트로의 차이를 금감위의 한 당국자는 『악사는 서울은행을 인수한 HSBC와 비슷하고 메트로는 제일은행을 인수한 뉴브리지와 유사하다』고 비유했다. ◇LG가 급부상하고 있다= LG그룹이 대한생명 인수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LG는 다른 경쟁자보다 불리한 입장이다. 5대 재벌이 생보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2개 부실사를 인수해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재경부 고시 때문이다. LG의 부담이 적지않다. 대한생명의 자산 부족분이 금감원 실사결과 2조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LG의 계열사인 한덕생명도 수천억원의 자산이 부족해 규정대로 할 경우 3조원 이상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반면 외국사들은 이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역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고 국민의 세금인 재정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LG는 5대재벌규제가 유지될 경우 2조5,000억원에 응찰해도 대한생명을 인수할 수 없다. 자산부족분을 다 메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보다 낮은 가격에 외국사가 응찰했을 경우에도 LG는 자격미달로 탈락하고 외국사가 대한생명을 인수하게 된다. 결국 2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한생명의 자산 부족분중 인수사 부담을 제외한 나머지는 정부가 떠안아야 한다. 그만큼 국민부담이 늘게 된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재경부 고시를 고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LG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국민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다. ◇LG와 외국사간의 가격차이에 달려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제일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고 말했다. 뒤집어 해석하면 가격 외의 변수도 있다는 말이다. 선진 경영기법 도입에 따른 보험시장 발전, 재벌그룹에 대한 국민들의 썩 좋지만은 않은 감정, 5대 재벌의 금융시장점령에 대한 우려 등을 가격조건과 함께 고려해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LG그룹측이 다른 경쟁사보다 현격하게 높은 가격을 제시할 경우 고시를 고쳐서라도 LG의 인수를 허용하되 미미한 가격차이로 최고가를 써낼 경우 다른 요인을 고려해 외국의 대형 생보사를 인수자로 선정하겠다는 복안이다. /최창환기자 CW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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