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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스승

金容元(도서출판 삶과꿈 대표)사람은 우선 뜨고 볼 일이다. 박세리 선수의 코치 교체 문제가 한동안 신문에서 크게 다루어졌다. 그것도 세계 톱 클라스의 두 레슨 프로를 놓고 저울질하는 듯이 보였다. 얘기의 시작은 타이거 우즈의 전담 코치인 부치 하먼프로가 박세리선수를 초청, 퍼팅 지도를 해 주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였다. 박세리선수도 하먼프로의 레슨을 받은후『훨씬 편한 기분이었다. 편하고 쉽게 가르친다. 코치이기 전에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박세리 선수가 현재의 코치인 데이비드 리드베타프로에게 불만스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말이 전해지던 때였다. 교습비에 비해 제대로 레슨을 해주지 않았고,『정작 자신이 필요로 할 때 리드베타프로는 현장에 없었다』는 이유가 지적되었다. 원래 골프는 남의 탓 하기 쉽다. 코치까지 안가더라도 가까이 있는 사람의 새로운 한마디가 항상 귀에 솔깃한 법이다. 그래서 헷갈릴 때가 많아 흔들리게 되고, 그로인해 고민하는 것이 골프치는 사람이다. 박세리선수의 후반부진이 코치때문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여하간 코치 바꾸는 문제가 큰 파문을 일으킨 것은 틀림없다. 자기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서 필요한 레슨을 그때그때 받겠다는 심리적인 판단이라면 얼마든지 코치를 바꿀 수 있다. 그러나 무명(無名)의 신인선수를 세계적인 대스타로 키워주는데 다리역할을 했던 세계적인 코치를 그렇게 가단히 바꿀 수 있는냐는 것이 유교적 바탕의 한국적 정서이다. 지난 11월28일 박세리선수가 아버지를 모시고 플로리다주 올랜드로 리드베타프로를 찾아가 3시간 동안의 스윙지도를 받으며 계약연장 의사를 밝혔다는 외신보도를 보니 역시 한국적인 정서로 결론을 내린 듯 하다. 사실 누구에게나 코치가 필요하다. 세계정상에 오른 사람에게 새삼스럽게 레슨이 필요한 것이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으나, 정상에 오르면 오를수록 자기를 객관적으로 봐주고, 잘못된 습관으로 빠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스승이 절실해진다. 외국의 대선수들도 게임이 뜻대로 안되면 시합도중에라도 즉시 자기스승을 찾아가 점검을 받는 것이 상례(常例)이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예술분야에서도 대가(大家)가 된 후에도 부단없는 레슨으로 자기연마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사업가들도, 정치하는 사람들도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막강한 영향력에 비해 자기가 자기를 못보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답답할 때 찾아갈 만한 스승, 코치, 믿을 만한 친구들이 옆에서 지켜준다면, 자기반성과 연마의 길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자기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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