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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강봉균씨 영입] 거물급 맞아 위상강화 기대
입력2001-03-08 00:00:00
수정
2001.03.08 00:00:00
재정경제부 장관 출신의 거물 원장을 영입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일단 연구원의 위상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대의 싱크탱크면서도 늘 재경부에 휘둘려온 KDI로서는 장관 출신의 원장을 원군으로 맞아 외형적으로는 재경부와 동등한 입지를 얻게 된 셈이다.
그러나 강봉균 전 장관이 신임 원장으로 부임하게 됨으로써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기능을 수행하던 KDI가 과연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연구기관의 생명력이라 할 수 있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강 원장이 부임함으로써 KDI는 커다란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순수 학문적인 연구집단으로 KDI를 육성하기보다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정부정책에 필요한 연구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 강 원장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KDI의 연구풍토도 현실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강 원장이 정부와 KDI간 가교역할을 하면서 한동안 껄끄러웠던 관계도 복원되고 KDI가 다시 정부정책 결정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장 선임이 확정된 후 강 원장은 "정부의 경제정책이 결정되기 전에 KDI가 참여하도록 하겠다"며 "정부가 정치적인 논리를 개입해 경제정책을 운영하면 가차 없이 비판하고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 원장과의 일문일답.
-정치인이자 관료 출신으로 국책연구원장이 된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많은데.
▲KDI에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19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따라서 나는 더이상 정치인이 아니다. 선거운동만 했지 이후에도 당의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현재로는 앞으로도 정치에 돌아갈 생각이 없다.
-KDI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KDI가 외환위기 전에는 국내외적으로 신뢰를 받는 기관이었는데 지금은 실천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는 KDI의 폐쇄적 경영시스템을 개방적 경영시스템으로 바꿔 국내 연구기관간 또는 정부ㆍ대학간 자료를 공유하도록 하면서 KDI가 지식사회의 리더로서 거듭나도록 하겠다.
-KDI의 장점으로 일컬어지던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기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정부와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KDI는 정부가 정치논리를 개입해서 경제를 운영할 경우 경제논리를 바탕으로 사전적으로 정책에 대해서 비판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요한 경제정책회의 등 의사결정 과정에 KDI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봉균은 누가인가
전북 군산 출신인 강 원장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6회에 합격, 경제기획원 사무관으로 관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 다섯차례나 경제개발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등 기획력이 뛰어난 경제관료로 평가받는다.
노동부 차관과 행정조정실장, 초대 정보통신부 장관을 거쳐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다. 복잡한 문제를 간명하게 추려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으며 호불호가 분명하고 꼼꼼한 성격이다.
덕장보다는 지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인 서혜원씨와 1남 1녀가 있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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